지난해 폭염 등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공항 지상조업 노동자 9명이 쓰러지거나 목숨을 잃었는데도 한국공항공사가 이들에게 지원한 것은 고작 수박 한 통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영일 대안신당 의원은 17일 한국공항공사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여름철 폭염 대비 지상조업 근로자 지원계획(2019년 9월18일)을 확인한 결과 여수공항과 포항공항은 폭염 대비 노동자 지원 자체가 없었고, 무안공항과 사천공항은 수박 한 통을 지원했을 뿐이었다.

지상조업 노동자들은 비행기가 착륙하면 주기장으로 유도하고 승객 수하물과 화물을 관리·운반한다. 지열과 비행기 엔진 열기로 여름 활주로 위 체감온도는 섭씨 50도를 웃돈다. 지난해에만 노동자 9명이 쓰러지거나 사망했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퇴사가 줄을 잇고 있다고 노동자들은 입을 모았다.

정부는 매년 여름만 되면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대책을 내놓는다. 그럼에도 폭염으로 인한 노동자 건강악화나 사망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뜨거운 활주로에서 일하는 공항 지상조업 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와 공항공사의 대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공항공사는 지상조업 노동자들이 공사가 아닌 항공사와 계약을 맺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책임 역시 항공사에 있다는 입장이다. 공항공사가 지상조업 노동자들을 위해 운영 중이라는 이동형 휴게시설 역시 실제는 공항공사가 아닌 항공사와 계약을 맺은 조업사가 운영하는 것이다. 특정 항공사 소속 조업사 노동자만 사용할 수 있다.

윤영일 의원은 “노동존중 사회를 외치는 문재인 정부의 국토교통부와 공항공사가 항공사 계약관계를 운운하며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관심 갖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정부가 나서 폭염과 낙뢰 등에 무방비 노출된 공항 지상조업 노동자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