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 보험회사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보험회사 건전성을 악화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재벌 계열 금융회사의 일감 몰아주기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소비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재호 의원은 이날 9월 기준 23개 생명·손해보험사의 총 운용액과 계열사 위탁운용액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이들 보험회사의 총 운용액은 390조4천701억원이다. 이 중 84% 수준인 327조4천60억원을 계열사에 위탁해 운용했다.

이 같은 현상은 재벌 계열 보험사일수록 두드러졌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총 운용액 166조331억원 중 90%에 육박하는 149조4천464억원을 삼성자산운용 등에 위탁했다. 2위 한화생명도 118조3천억원 중 107조3천억원(91%)을 한화자산운용에 맡겼다.

2016년 대비 22개 보험사에서 계열사 위탁운용액이 증가했다. 이 중 13개 회사의 총 운용액 대비 위탁운용액 비중이 커졌다.

정재호 의원은 “재벌 금융회사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는 총수 일가 재산을 불리거나 부를 편법적으로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행위”라며 “보험회사의 건전성을 악화하는 원인이 되고 한 계열사의 유동성 문제가 손쉽게 다른 계열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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