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가까운 시간 동안 계속됐던 한국오라클 노사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회사 대표가 노조전임자 인정을 비롯해 노조의 기본적인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14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재 사무금융노조 한국오라클지부(지부장 안종철)와 회사가 대표교섭에서 이룬 잠정합의를 바탕으로 세부내용을 정하는 실무교섭을 진행 중이다. 안종철 지부장과 문건 오라클 대표는 이달 11일 대표교섭을 했다. 지부와 회사는 2017년 12월부터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하고 있다.

지부는 그동안 임단협에 회사 대표 참여를 요구했지만 한 번도 수용되지 않았다. 사측은 임금체계를 변경하고 노조활동을 보장하라는 지부의 요구도 거부했다. 오라클은 현재 개별 성과급 형태로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한다.

지부는 지난해 5월16일부터 파업을 하고 있다. 문건 대표는 처음 나온 교섭에서 노조활동 보장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연간 6천시간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시간을 부여하고 노조사무실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노사는 이를 바탕으로 실무교섭 중이다. 이달 18일까지 교섭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정감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건 대표는 21일 열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종합국감에서 증인석에 설 예정이다.

지부 관계자는 “파업이 500일을 넘은 상황이라 변곡점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먼저 노조활동을 보장받고 이를 통해 나머지 과제를 달성할 예정”이라며 “국정감사 이전 교섭을 체결하고 조인식을 갖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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