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낙하산·부적격 인사를 주요 임원으로 임명하려 한다며 사무금융노조가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는 10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위원회는 거래소를 포함한 금융권 임원인사 개입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거래소 이사회는 15일 열린다. 이 자리에서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이 유가증권시장본부장과 파생상품시장본부장 후보를 추천한다. 31일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노조에 따르면 파생상품본부장으로 조효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단독으로 추천될 예정이다. 유가증권본부장에는 거래소 임재준 본부장보(상무)가 거론된다.

노조는 “조효제 전 부원장보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측근으로 올해 초 금감원에서 사실상 해임된 인물”이라며 “임재준 본부장보는 친금융위 반노동자 행보를 보인 부적격 내부인사”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번 인사가 총선과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정지원 이사장은 내년 총선에서 각각 자신의 고향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조직에 정실·보은 인사를 심어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 한다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노조는 "총선 출마 후 뒤탈이 없으려면 허물을 덮어 줄 충복부터 심는 것이 급선무"라며 "금융위는 이미 행정고시 기수대로 대물림에 성공했으니 이제 금융 공공기관인 거래소에 낙하산을 내리꽂고, 남은 자리는 충성스런 내부자로 채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부적격 후보 추천 철회를 요구했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전·현직 금융위원장을 직권남용으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정지원 이사장 퇴진운동에도 나선다. 거래소는 “아직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이사장이 원칙에 따라 후보를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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