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노동자의 삶을 약탈하는 ‘그들(투기자본)’이 어디서 왔고 어디로 사라지는가. 한 시민단체 활동가가 13년에 걸쳐 이들을 추적한 책을 펴냈다. 홍성준 약탈경제반대행동 사무국장이 쓴 <한국의 약탈자본과 공범자들>(레인북·1만9천원·사진)이다. "어떻게 소수의 ‘그들’이 다수의 시민과 노동자를 약탈하는가"를 부제로 달았다. 10일 출간된다.

저자는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민주노동당 용산지구당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07년부터 투기자본감시센터 사무국장으로 일했다. 2015년부터 약탈경제반대행동에 몸담고 있다.

그가 13년 동안 추적한 것은 천문학적인 수익을 챙기고 유유히 사라지는 투기(약탈)자본이다. 피해자들의 증언과 각종 자료를 검토하며 그들의 기원과 실체에 다가가려는 노력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1장과 2장은 투기자본의 기원과 한국에서 어떤 배경을 갖고 등장했는지를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3장에서는 투기자본이 기업과 노동자들의 돈을 어떤 방식으로 훔쳐 가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론스타·쌍용자동차·한진중공업·콜트콜텍 등 노동계가 주목한 사례를 제시·분석했다. 4장에서는 그들의 약탈을 위해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는 공범자를 지목하고 있다. 이른바 ‘모피아’(기획재정부+마피아)와 ‘투기자본의 앞잡이’가 그들이다. 5장은 약탈 사례를 일반화·공식화해 보여 준다. 6·7장은 투기자본의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개혁이 이뤄져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저자는 평범한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투기자본이 우리 주변에 일상처럼 드리우고 있다고 단언한다. 홍성준 사무국장은 "여기에 쓴 모든 이야기는 우리의 일상이며, 그들은 분명히 구체적인 실체가 있다"며 "서민들이 쉽게 느끼기 어렵지만 그들은 공기처럼 존재하고, 우리 모두가 그 안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김봉수 성신여대 교수(법학)는 “이 책은 시민들의 평온한 삶을 위해 무엇을 상대로 싸워야 하는지를 잘 보여 준다”며 “투쟁의 현장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 온 저자의 생생한 경험을 우리들에게 전달해 주는 소중한 지적자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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