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 정신을 되새겨야 할 4천351주년 개천절에 우리 사회가 화합이 아닌 분열로 얼룩진 모습을 드러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4천351주년 개천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통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과 세상을 이치로 다스리는 이화세계를 실현하려면 우리는 더 달라지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모든 영역에서 민주와 법치를 확립하는 것이 이치로 세상을 다스리는 길”이라며 “대립의 뿌리를 뽑아 갈등을 줄이고 화합을 키워야 이치가 세워진다”고 말했다.

국무총리가 화합을 강조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이날 경축식에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당 대표가 참석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같은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모습을 나타냈다. 자유한국당은 300만명,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는 20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국정을 파탄 내고 안보도 무너뜨리고 있다. 대통령이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며 “(조국을)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 뒤 청와대로 진출하던 참가자 수십 명이 경찰 폭행 혐의로 연행됐다.

여당은 발끈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에서 “태풍 미탁으로 9명(오후 8시 현재)이 숨지고 이재민만 수백 명이 발생했는데도 제1 야당이 민생을 내팽개치고 총동원령까지 내려 집회를 개최했다”며 “자유한국당의 막말과 선동정치가 가짜뉴스와 함께 급속히 퍼지면서 국민 분열과 국론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 분열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바른미래당은 “오늘날의 정치는 편 가르기와 독선으로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만 안겨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은 “정치는 실종되고 민생은 파탄 직전인 상태에서 갈등과 분열이 위험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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