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이나 학력·고용형태·기업규모처럼 모든 조건을 같게 했을 때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는 얼마나 될까. 남성 임금이 7년간 130만원 오르는 동안 여성은 76만원 올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한국고용정보원의 ‘2018 청년패널조사 심층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첫 직장에 들어간 남성의 평균임금은 152만원이었는데 7년 뒤인 2015년에는 281만원으로 84.9% 올랐다. 반면 여성은 같은 기간 150만3천원에서 226만5천원으로 50.7% 오르는 데 그쳤다.

고용정보원은 청년패널조사를 활용해 2008년 만 15~29세였던 청년을 추적조사했다. 개인·직장별 특성이 비슷하다는 가정하에 남녀 성별차이만으로 임금격차가 발생하는지를 분석했다. 지금까지 남녀 임금격차를 분석한 조사는 많았지만 △연령 △학력 △종사상지위 △기업규모 △고용형태 △산업 △직업이 임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

분석 결과 처음 직장에 들어간 2008년에는 남녀 임금차이가 2만원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2009년에는 32만원으로 벌어졌다. 이듬해에는 13만7천원으로 줄었다가 2013년 47만6천원으로 커지더니 7년째인 2015년에는 54만7천원까지 차이가 났다. 노동시장 진입 당시에는 비슷했던 출발점이 7년 새 크게 벌어진 것이다.

연구진은 “남녀 임금격차가 차별에 의한 것으로만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관찰되지 않거나 관찰할 수 없는 남녀 간 차이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장재호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설명되지 않는 임금격차는 여성의 경력단절이 반영돼 나타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며 “경력단절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노력과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에서 남녀 간 노조가입 여부, 경력단절, 이직 같은 요소는 반영하지 못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