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마지막이야> 제작진
426일간 이어진 파인텍 고공농성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극단 '전화벨이 울린다'는 27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우소극장에서 <이게 마지막이야>를 공연한다고 23일 밝혔다.

<이게 마지막이야>는 올해 1월 노사협상 타결로 마무리된 파인텍 굴뚝농성을 모티브로 한다. 하지만 무대에 굴뚝농성을 한 노동자는 등장하지 않는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그의 아내가 주인공이다. 제작진이 담고자 한 이야기는 고공농성이 아니라 굴뚝 위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의 이야기다. 극중 인물을 통해 일상 속 각자의 자리가 바로 고공(高空)임을 되돌아보게 한다.

제작진은 "특정한 누군가의 투쟁현장을 논픽션으로 담는 것이 아니라 일상으로서 노동현장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연극 <이반검열>과 <전화벨이 울린다>를 연출하고 우리 사회에서 배제당한 이들의 이야기에 주목한 이연주 작가가 극본을 썼다. 이 작가는 "지난겨울 농성 중인 굴뚝을 올려다보고 투쟁기록이 담긴 책을 읽으며 단식이 이어지고 교섭과 결렬이 반복되는 과정을 지켜봤다"며 "장기투쟁이 일상이 돼 버린 삶을 상상하면서 우리의 일상은 과연 안정적인가, 어떻게 유지되고 파괴되는가 고민했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이양구씨는 손해배상·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 이야기를 다룬 연극 <노란봉투>를 썼던 작가다. 그는 지난해 굴뚝농성 중이던 차광호 지회장에게 손편지를 보내는 캠페인을 제안해 '마음은 굴뚝같지만'이라는 이름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했다.

이번 공연에는 이지현·김상보·황순미·조형래·정혜지씨가 배우로 출연한다. 티켓 가격은 전석 2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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