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IT) 노동자 5명 중 1명은 직장내 괴롭힘을 당하거나 목격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가 IT노동자 1천346명을 대상으로 노동환경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응답자 19.4%(256명)가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 또는 목격했다고 답했다.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한 노동자 가운데 퇴사나 이직을 고민했다는 답변은 59.5%(158명)였다. 자살 같은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도 13.6%(36명)나 됐다.

직장내 괴롭힘 가해자로는 팀장급 관리자(33.9%)가 가장 많았다. 회사 동료(31.6%)와 과장급 관리자(18.8%), 경영자·임원(14.5%) 순으로 조사됐다.

직장내 괴롭힘 10건 중 3건은 업무상 위계를 이용한 폭력(34.2%)이었다. 언어폭력(33.1%)도 눈에 띄었다. 이 밖에 정서적 괴롭힘(6.2%)·성적 괴롭힘(5.6%)·물리적 폭력(2.1%)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회사가 직장내 괴롭힘 행위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자 81.1%는 회사 대응으로 "조치 없음"을 꼽았다. 가해자 징계(6.7%)와 피해자 치료 지원(4.8%), 가해자 퇴사 처리(2.2%)는 소수에 그쳤다.

한국노총은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한 IT노동자 75.1%가 노조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었다"며 "IT노동자들이 노조가입을 통해 노동환경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조직화 사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18일 경기도 성남 판교역 주변에서 IT노동자를 대상으로 '직장내 괴롭힘 예방과 조직화 캠페인'을 한다.

이번 실태조사는 연구소가 올해 6~7월 실시한 것이다. 연구소는 다음달 최종 결과보고서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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