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재유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장이 2일 오전 서울역 앞에서 열린 노·사·전문가 협의회 합의사항 이행 촉구, 철도노조 자회사지부 결의대회에서 삭발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정책에 따라 한국철도공사 자회사로 전환된 노동자들이 공동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생명·안전을 담당하는 업무의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는 "원청 정규직의 80% 수준으로 처우를 개선하라"는 노·사·전문가 협의회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코레일관광개발지부를 비롯한 공사 자회사 지부들은 2일 오전 서울역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생명·안전업무의 직접고용 전환과 처우개선을 쟁취하기 위해 자회사 노동자들이 함께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공사 노사와 전문가 중앙협의기구(노·사·전 협의회)는 정규직 전환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6월과 9월 두 차례 합의서를 발표했다. 자회사 노동자 중 생명·안전업무에 종사하는 열차승무원(553명)과 차량정비 및 변전설비 노동자(296명)를 직접고용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직접고용하지 않은 노동자 중 공사 정규직과 유사한 일을 하는 이들은 공사 임금의 80% 수준이 되도록 원·하청 노사협의체를 만들어 단계적 개선방안을 논의하라고 권고했다.

권고는 1년이 지나도록 이행되지 않고 있다. 공사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은 승무업무를 여전히 수행하고 있고, 코레일테크도 차량정비와 변전설비 유지·보수업무를 맡고 있다. 원·하청 노사협의체는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정규직 전환과 처우개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회사 노사의 올해 단체교섭도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코레일관광개발과 승차권 발매·콜센터 업무를 하는 코레일네트웍스 노사의 단체교섭은 결렬됐다. 코레일테크·코레일로지스 노사는 임금·단체교섭을 하고 있지만 의견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자회사들이 노동자 처우개선 결정권한이 없어 교섭이 결렬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조지현 노조 철도고객센터지부 쟁의대책위원장은 "정부는 정규직화하라면서 용역회사에 불과한 자회사를 방치하고 있고, 기획재정부는 예산을 이유로 처우개선 발목을 잡고 있다"며 "왜곡된 노동현실을 바로잡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 원청과 정부의 멱살을 잡는 투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은 결의대회 직후 서울역사 대합실에 농성장을 차렸다. 코레일관광개발 노동자들은 이날부터 사복을 착용하는 쟁의행위에 들어갔다. 11일 하루 파업을 한다.

노조는 이달 중순 자회사 지부 공동파업을 할 계획이다. 조상수 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장은 대회사에서 "공사 경영진이 직접고용으로 전환해야 할 동료들을 방치하고 처우개선 대책도 내놓지 못하는 한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파업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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