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가족 증인채택 문제로 2일 예정됐던 인사청문회가 무산되자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갖고 각종 의혹을 해명했다. 조 후보자는 딸 대학입시 관련 의혹에 “청탁한 적이 없다”며 “당시 (입학사정관) 제도에서는 적법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도 혜택을 받지 못한 청년들에게는 거듭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딸의 장학금과 가족 사모펀드 투자금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과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가족 관련 수사내용은 일체 보고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딸 인턴십 당시 정부 권장, 혜택 못 받은 청년에게는 미안”

조국 후보자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와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협의했지만 증인채택 여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무산됐다. 조 후보자는 대국민 기자간담회와 관련해 “오늘이 법률상 정해진 청문회 마지막날로,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부터 인사청문회 개최가 안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오늘이 아니면 저의 이야기를 국민께 알릴 (기회가) 없다고 생각해 여당에 기자간담회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조 후보자 딸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과 서울대 총동창회로부터 장학금을 받는 과정에서 조 후보자의 개입이나 부당한 거래가 존재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조 후보자 딸은 2007년 7∼8월 2주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의학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조 후보자는 “학부형 참여 인턴십은 저나 제 배우자가 만든 게 아니라 저의 아이가 재학 중이던 고등학교 담당선생님이 만든 프로그램”이라며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와 관련해 (논문을 담당한 단국대) 교수님께 저나 가족 어느 누구도 연락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금은 그 제도가 없어졌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입학사정관 제도가 만들어지고, 당시 학교나 언론 모두가 인턴십을 하라고 대대적으로 권장했다”면서도 “인턴십 제도를 이용할 수 없었던 많은 분들이 있는데, 그 점에서 저희 아이가 혜택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딸이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시절 총동창회로부터 1학기와 2학기 401만원씩 총 802만원의 특지장학금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청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 아이도 서울대 동창회로부터 (장학생에)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어떻게 선정됐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다만 건강상 이유로 딸이 2학기에 휴학하며 장학금 받은 사실을 알고 반납을 권유했다는 것이 조 후보자의 얘기다.

그는 “저희 아이가 당시에 (누린 혜택이) 합법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기회를 누릴 기회가 없었던 청년들에게 미안하다”며 “장관으로 임명될지 모르지만 이와 무관하게 가족이 투자한 펀드건 아이가 받았던 장학금이건 모두 정리해 어려운 청년에게 환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펀드는 구성·운영 알 수 없다”

조 후보자는 가족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의 부인과 자녀·처남 등은 2017년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가 만든 펀드 ‘블루코어’에 14억원을 투자했다. 편법증여와 함께 관급공사 수주에 조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조 후보자는 “처가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저는 물론 처도 사모펀드 구성이든 운영, 그 과정을 알 수가 없었고 따라서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펀드 관련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블라인드 펀드’로 어디에 투자되는 것인지 투자자에게 알려 주지 않게 설계돼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조 후보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과 증거에 따라 수사를 전개할 것”이라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압수수색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되면 향후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사법개혁에 대해서는 “입법부 결정을 따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 직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법에서 정한 인사청문회를 끝내 회피한 조국 후보자가 오늘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기습 침략했다”며 “위법·위선·위험의 장관 후보자의 거대한 미디어사기극에 국회는 모욕당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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