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자 NSC 사무처장은 22일 오후 NSC 상임위 종료 뒤 춘추관 브리핑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밝혔다. <연윤정 기자>
우리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했다.

청와대는 22일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논의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자 NSC 사무처장은 상임위 종료 뒤 춘추관 브리핑에서 “정부는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으며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시한 내에 외교경로를 통해 일본 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 간 신뢰훼손으로 안보상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를 들어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했다”며 “이로써 양국 간 안보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NSC 상임위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찾아가 상임위 결정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상임위원들과 1시간가량 토론을 한 뒤 상임위 결정을 재가했다.

우리 정부가 ‘연장’이나 ‘조건부 연장’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단호하게 종료를 선택한 것은 일본의 태도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확정 뒤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한일관계 중요성을 고려해 외교당국과 통상당국 간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일본은 어떤 태도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소미아 종료로 한미일 안보협력 와해나 일본과의 정보교류가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과거 지소미아 체결 전에도 한미일 군사정보교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미국과는 긴밀히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과는 거의 실시간 소통했고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 (일본측) 반응이 없다면 지소미아 종료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했다”며 “미국은 이번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미동맹은 추호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며 “일본의 부당한 보복조치 철회와 우호협력 회복시 지소미아를 포함해 여러 조치들이 재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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