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축소모형상. <서울시>
일제 침탈의 아픔을 간직한 서울 남산 조선신궁터 부근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과 투쟁, 용기를 기리는 기림비가 세워진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정의기억연대는 12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자 광복절 전날인 14일 오후 제막식을 통해 기림비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기림비는 당당한 모습으로 정면을 응시하며 손을 맞잡은 160센티미터 크기 세 명의 소녀(한국·중국·필리핀)를 1991년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증언한 고 김학순 할머니가 평화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실물 크기로 표현한 작품이다. 정부는 2017년 12월 고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증언한 날인 1991년 8월14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서울시·서울시교육청·정의기억연대는 “2017년 미국 대도시 최초로 위안부 기림비를 세운 샌프란시스코 교민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제작해 서울시에 기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기림비는 샌프란시스코에 세워진 기림비를 만든 미국 조각가 스티븐 와이트의 작품이다.

서울시는 “두 기림비 모두 국적과 세대를 넘어선 참여와 소통, 과거와 현재의 연대를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면서도 “서울 기림비는 세 명의 소녀 한편을 비워 누구나 이들과 손을 맞잡아 채움으로써 완성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기림비 설치장소는 일제가 조선시대 국사당을 헐고 일제 국가종교시설인 신궁을 설치했던 곳이다. 부지 소유자인 서울시교육청 협조를 얻었다. 기림비 주변에는 안중근의사기념관과 한양도성 현장유적박물관이 있다. 초·중·고 역사교육 현장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와 정의기억연대는 기림비 정식 이름을 선정하기 위한 시민공모를 시작한다. 이달 16일부터 11월30일까지 정의기억연대 홈페이지(womenandwar.net)에서 응모신청서를 내려받아 이메일(war_women@naver.com)로 접수하면 된다. 공식 이름을 새긴 동판 현판식은 12월 중 개최한다.

한편 서울시는 13일 오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한·미·일 위안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2019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 국제심포지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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