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보복으로 국내 반일 감정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 히로시마현 교직원 15명이 예정대로 양국 평화학습 교류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전교조 대구지부와 히로시마현교직원조합(히로교조)은 매년 양국을 오가며 식민지 역사·반전·반핵 문제에 대해 배우고 공통 역사인식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1일 지부는 "히로교조가 우리나라 (역사) 현장을 방문해 9일부터 12일까지 역사기행을 한다"며 "한일 교원노조 간 교류를 통해 아베 정권의 역사수정주의에 공동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부와 히로교조의 인연은 일본 극우 성향 후쇼사 교과서 채택 논란이 있던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 단체는 "일본 우익 역사교과서 저지"라는 공통의 목적 아래 연대를 시작했다. 올해로 19년째다.

지부에 따르면 히로교조는 10일 오전 경북대에서 신일철주금(신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의 조선인 강제동원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이 지닌 의미를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이어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과 2·28기념중앙공원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했다. 히로교조는 11일 사할린 동토로 강제징용됐다가 귀국한 할아버지·할머니가 거주하는 경북 고령 대창양로원과 합천 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찾았다.

김봉석 노조 지부 대변인은 "이번 방문으로 신일본제철의 강제징용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는 분도 계셨다"며 "(히로교조 조합원들은) 일본에서 어떻게 곡해되는지,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사회적 약자에게 피해를 주는지 알게 됐으니 일본에 돌아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히로교조는 아베 정권의 역사수정주의와 차별·배외주의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소수자 인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태롭게 한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 두 단체는 양국의 공통 역사인식을 위해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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