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비당권파 의원 10명이 탈당을 선언했다. 최근 당 상임고문단이 내홍 수습을 위해 당권파와 비당권파 양측에 신당 추진을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3지대 구축을 목표로 정동영 대표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비당권파 의원들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탈당과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대안정치연대가 8일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탈당을 결정했다. 유성엽 원내대표는 “아주 무겁지만 결연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임했다”며 “오늘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 전원이 민주평화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은 유 원내대표를 포함해 10명이다.

유 원내대표는 “창당 1년 반 만에 당을 떠나게 되는 마음이 편치 않다”며 “그러나 제3지대 신당 창당이라는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고 애써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비대위 구성을 거부한 정동영 대표에 대해서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정동영 대표께서는 함께하자는 거듭된 제안을 끝내 거부하셨다”며 “원활하고 신속한 제3지대 신당 결성을 위해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자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를 당권 투쟁으로 받아들이며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유 원내대표는 “당을 살려 보자는 것이지, 이것이 무슨 당권 투쟁이냐”며 “머지않아 다시 한길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은 비당권파 의원들의 탈당 선언에 대해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은 이날 오후 입장을 내고 “대안정치연대에서 즉각 당권을 내려놓으라는 주장을 계속하면서 탈당을 시사한 것은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명분이 없다”며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행태로서 김대중 정신을 이어받은 민주평화당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은 “당고문단의 중재안을 일거에 거절한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민주평화당은 구태정치와 결별하고 개혁과 지역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명실상부한 개혁야당·수권야당, 작지만 강한 야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