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영남대의료원 옥상에서 37일째 고공농성 중인 해고노동자들의 건강권 보장과 안전조치를 의료원측에 요구했다.

NCC대구교회협의회대구인권위원회와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권운동연대 등은 6일 오전 영남대의료원 호흡기질환전문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인적인 폭염이 장기화해 농성자들이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문진(58)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42) 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은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달 1일부터 70미터 높이 의료원 옥상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06년 파업에 참여한 뒤 2007년 2월 영남대의료원에서 해고됐다.

이들 단체는 “최근 섭씨 40도에 가까운 폭염이 이어져 지상에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인데, 70미터가 넘는 의료원 옥상의 체감온도는 50도가 넘을 것”이라며 “농성자들이 폭염으로 어지럼증을 느끼고 있으며 식사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어 “8호 태풍 프란치스코가 북상하고 있어 농성자들의 안전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의료원측은 이달 1일 조정희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장을 만났다. "옥상에 상수도 물과 야간에 어둠을 밝힐 수 있는 전기를 공급해 달라"는 조 소장의 요청에 의료원측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공급되지 않고 있다.

이들 단체는 “고공농성장 안전조치는 최소한의 인권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며 “사람을 살리고 사람의 건강을 살피는 의료원에서 생명과 존엄성을 훼손하는 반인권·반사회적 행위가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노사는 현재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제안한 사적조정에 동의한 상태다. 노사가 조정위원 선정에 합의하면 사적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