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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물류서비스법안 무엇이 필요한가 ④] 택배·배달노동자 위한 생활물류서비스법 제정을 호소하며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상지대 초빙교수)

택배업·배달대행업 시장은 급격하게 확장하고 있다. 기술진보와 맞물려 신산업으로 불리며 주목받는다. 기회를 잡으려는 자본이 몰려든다. 시장 확장세만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진다. 돈을 향한 경쟁이다. 밑바닥에는 노동자들이 있다. 고용은 불안하고 사고는 가깝다. 법은 사각지대를 메우기에는 너무나 구닥다리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6월 물류산업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급증하는 생활물류 수요에 대응해 법·제도를 정비하겠다는 취지다. 가칭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 제정도 들어 있다. 노동자들은 법이 제대로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이들의 제안을 네 차례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상지대 초빙교수)


대다수 국민은 택배 물건이 도착했다는 연락과 초인종 소리만큼은 매우 즐겁게 맞이할 것입니다. 선물이나 주문했던 물건이 도착하는 그 순간의 기쁨은 팍팍한 삶의 한가운데에서도 때로는 큰 위로와 응원이 되기도 할 겁니다.

그런데 택배노동자들께 고맙다는 말을 하고 음료수라도 드리려 해도 어느 순간 뒤돌아서 휭하니 달려가고 계십니다. 그때마다 “얼마나 물량이 밀려 있으면 저렇게 바삐 가실까” “택배노동자들이 받는 배송단가가 얼마나 헐값이면 저렇게 많이 배송을 해야 할까” 싶어 씁쓸했던 기억도 함께 떠오릅니다.

그런데 좀 더 알아보니 우리 국민께 정말 중요한 ‘배달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며 많은 기쁨을 주는 택배노동자들이 정작 자신들이 받아야 할 제대로 된 ‘처우서비스’는 받지 못하며 많은 슬픔에 젖어 있습니다. 집배원들과 함께 한 주 70시간 안팎의 살인적 노동을 수행하는 직군인데도, 노동자가 아니라 자영업자로 분류돼서 노동법의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낮은 택배 단가로 삶을 영위하려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택배서비스 소비자로, 동료 시민으로 우리 국민은 언젠가부터 이러한 택배서비스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에 안타까워하고 있고, 마음으로라도 깊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빠른 택배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왔으면 좋겠고, 저렴한 택배서비스 가격도 좋지만 택배노동자들 처우도 반드시 개선되는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고, 재벌대기업이든 우체국이든 우리 국민을 고용해서 돈을 번다면 그들을 직접 노동자로 고용해서 사업을 운영했으면 좋겠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이 택배·배달서비스와 관련된 여러 이슈를 종합해 생활물류서비스법을 제정한다고 해 무척 반갑습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인 박홍근 의원이 직접 법안도 발의한다고 하니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허브터미널에서 근무하는 택배노동자가 3명이나 사망했고, 또한 퀵서비스 및 배달서비스에서도 산재와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빠른 서비스도 좋지만 그전에 안전한 배달서비스가 우선해야 함에도, 생활물류서비스를 규율하는 법·제도가 없음으로 인해 사용자들이 모든 것을 제 마음대로 좌우하는 무법천지가 됐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그 어디에서도 보호받지 못한 생활물류서비스 종사자들은 더더욱 이 법을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생활물류서비스법은 종사자들이 우체국이든, 재벌대기업든, 어떤 사용자든 직접적으로 고용돼 안정적으로 일을 하고 제대로 처우받을 수 있도록 규정해야 합니다. 만약에 사용자의 직접고용 의무를 바로 부과하기 어렵다면, 최소한 원청-하청-노동자 공동교섭을 의무화하고, 원청에 생활물류서비스 노동자들의 안전과 처우개선, 고용안정을 위해 힘쓸 의무를 부과해야 합니다.

또한 택배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어렵게 하고, 소비자들도 부당하게 기만하는 ‘백마진’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소비자들은 택배비로 대략 2천500원가량을 지급하고 있지만, 발주처인 온라인 쇼핑몰 회사들은 30%에 달하는 금액을 착복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일명 백마진입니다. 택배회사들이 택배기사들의 처우개선에 소극적인 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도 택배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갔으면 하고 내는 비용들이 엉뚱한 곳으로 부정하게 빠져들고 있는 것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국민이 날마다 큰 기쁨을 배달하는 택배노동자들에게 받은 기쁨을 되돌려 줄 때입니다. 박홍근 의원이 법안을 발의하면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갑니다. 분명히 수구기득권적 야당들의 방해가 있겠지만, 우리 노동자들과 국민이 나서서 이들을 강하게 비판하고 설득해 간다면 이 법안도 통과될 것입니다. 민생경제연구소도 노동자들과 함께, 끝까지 택배노동자들과 연대하겠습니다.

안진걸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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