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사과하고 넘어갈 시점은 이미 지났다.”

금융노조 주택도시보증공사지부(위원장 양호윤)는 지난 22일 부산국제금융센터에 있는 사무실을 투쟁상황실로 변경했다. 한쪽 벽면에 ‘이재광 사장 퇴진 촉구’라고 적힌 붉은색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양호윤(43·사진) 위원장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결기 넘치는 말을 쏟아 냈다. <매일노동뉴스>가 24일 오후 양 위원장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 이달 초 퇴진촉구 결의대회를 했다. 이후 상황은 어떤가.

"최근 투쟁상황실을 꾸렸다. 이에 앞서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했다. 91%의 조합원이 동참했다. 협상을 위한 투쟁이 아니다. 이재광 사장 취임 후 1년 반이 지나는 동안 직원들이 당했던 인권유린에 대한 분노가 폭발했다고 본다."

-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를 설명한다면.

"최근 사장의 '황제의전'을 비판하는 기사들이 많이 나왔다. 본인 지시에 의한 것임에도 '과도한 충성심에 의한 것'이라며 담당자 탓만 한다. 평소 그가 하는 언행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10월 쯤 신입사원들이 사장과 간담회를 했다. 신입들이 숙소 문제를 얘기하니까 사장이 '채용공고에 숙소 얘기는 없었다'면서 '회사 앞 광장에 텐트를 치고 자면 되지 않냐'라고 했다. 평소에 직원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함축된 말이다. 직원들을 개돼지로 본다. 표적감사를 통해 노조간부 2명의 파면을 추진하기도 했다. 복지나 노동조건 변경 등 노사합의나 협의로 정하도록 돼 있는 것을 사장이 부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 사장은어떤 입장인가.

"아무런 대꾸가 없다. 본인이 진짜 사장이라면 변화를 고민할 시점인데도 할 테면 해 보라는 식이다. 양심이 없다."

- 향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상급단체인 금융노조와 함께 8월29일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한다. 23일에는 금융노조가 10만 조합원을 상대로 서명운동에 착수했다.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했다가 취하한 적이 있다. 변화를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뀌지 않았다. 그대로다. 사과나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넘어갈 시점은 지났다. 이재광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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