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관심을 가지면 그제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마트노동자들의 근골격계질환 문제를 제기하는 토론회 자리, 발표자는 저기 구석자리 스피커 아래 마이크 들고 선 방송사 노동자의 자세를 걱정했다. 앉아 듣던 사람들의 시선이 구석을 향했고, 웃음이 번졌다. 가벼운 지적이었지만 날카로웠다. 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관심이 칠판 뒤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던 어떤 노동을 드러냈다. 당장에 어쩔 것도 없어 저 이는 팔 들어 또렷한 소리 잡아내는 일을 계속했다. 스마트폰 들어 긴 시간 무료함을 견뎠다. 손잡이 달린 박스는 없는 것에 비해 확실히 들기가 수월했다. 비용 문제였겠지만 무관심 탓도 크다. 잘 보이지 않는 작은 문제 탓에 노동자 몸은 골병들어 가고 있다고 발표자는 이런저런 자료 들어 가며 설명했다. 노조는 박스에 손잡이 만드는 캠페인에 나섰다. 앞서 의자 놓기 캠페인이 그랬고, 감정노동이며 온갖 갑질에 대한 문제제기가 그랬다. 종종 멈춰 서 땅을 살피면 거기 들꽃도 무성하게 피어 예쁘다. 식물도감을 살펴 이름이라도 알면 눈에 잘 띄게 마련이다. 관심 가지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 알면 더 잘 보이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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