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을 반박했다. “외국인 근로자도 국내 근로자와 같이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한다”며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여당은 국세청 자료를 근거로 황 대표의 발언을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26일 김현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황교안 대표가 부산지역 중소·중견기업 대표들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한 발언의 사실관계를 김 후보자에게 물었다. 황 대표는 당시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기여한 바가 없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내국인과)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 줘야 한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내국인은 국가에 세금을 내는 등 우리나라에 기여한 분”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에서 세금을 낸 적 없다는 게 맞는 말이냐”고 물었고, 김 후보자는 “외국인 근로자도 국내 근로자와 같이 세금 신고를 하고 납부한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그렇다면 황 대표의 발언은 전형적인 가짜뉴스”라며 국세청에 신고된 외국인 노동자 세금내역을 공개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외국인 노동자들은 근로소득세와 종합소득세를 포함해 1조2천186억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강 의원은 “황 대표는 현 정부에 대한 정책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런) 가짜뉴스를 듣고도 (정부는) 아무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김 후보자가 국세청장이 되면 적극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후보자는 “내·외국인 모두 세금을 성실히 납부할 수 있도록 세제 관련 정책을 적극 홍보하겠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은 여당의 가짜뉴스 발언에 반발했다. 엄용수 의원은 “외국인이 한국에서 근로를 제공하기 전 세금을 내거나 한국에 기여한 것이 없다는 의미로, 외국인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하는지 여부를 묻는 취지였다”며 “가짜뉴스란 표현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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