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해 동안 1만4천674명이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 박사 규모는 2010년 이후 평균 4.47%씩 성장하고 있다. 평균 62.8개월이 걸려 박사학위를 받은 나이는 41.2세. 그런데 박사들이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다. 10명 중 7명은 상용직으로 취업하지만 2명은 임시직을 떠돌고, 나머지 1명은 자영업을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펴낸 'THE HRD REVIEW 22권 2호'에 실린 '국내 신규 박사의 양성과 진로' 브리프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고용률은 72.4%였다. 상용직이 66%, 임시직이 20.4%, 자영업이 11.4%였다.

남성 박사의 상용직 비율이 여성 박사보다 15.1%포인트 높았다. 전공 계열별 격차도 컸다. 의약계열은 고용률이 82.2%로 높았지만 인문계열은 63.9%로 낮았다. 직장을 병행하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경우 고용률이 88.8%로 높은 반면 학업에만 전념한 경우는 고용률이 54.2%로 곤두박질쳤다. 박사학위 취업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직장은 대학이다. 박사학위자 29.5%는 대학에 취업했고 다음으로 민간기업(21.5%), 병원 및 의료기관(8.2%) 순이었다.

박사학위 취업자의 연평균 임금은 5천257만4천원이다.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박사 평균 임금은 3천199만1천원으로 정규직(6천419만5천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성별 격차는 심각했다. 남성 박사 평균 임금은 5천842만8천원인 데 반해 여성 박사는 남성의 70% 수준인 4천132만1천원에 그쳤다. 여성 비정규직 박사 평균 임금은 2천771만3천원에 머물렀고, 이 중 인문계열 전공자 평균 임금은 1천793만3천원으로 2천만원에도 못 미쳤다.

직업능력개발원은 "국내 고급인력의 양적 성장은 잘 이뤄지고 있지만 이들이 연구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일자리는 매우 제한적이고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직업능력개발원은 연 2회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를 대상으로 진학 동기와 취업 상태·향후 진로 등을 전수조사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 중에 설문에 응한 8천379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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