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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 접어든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노동계 '날치기 주총' 법적 대응 … 국내외 '기업결합심사' 변수
▲ 금속노동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문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법인분할)을 둘러싼 노사 대립이 1라운드였다면, 주주총회장 변경을 통해 강행된 법인분할 효력에 대한 법적다툼과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라는 2라운드가 시작됐다.

◇"날치기 주총, 원천무효"=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3일 전면파업을 한다. 지부는 지난달 31일 총회 장소와 시간을 기습적으로 변경해 법인분할안을 통과시킨 현대중공업 주총을 날치기로 규정하고 원천무효를 선언했다. 주주들의 참석권과 의견표명권 침해 등 중대한 결격사유가 상당하다는 이유다. 상법에 따르면 최소 2주 전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소집에 관한 통보를 하게 돼 있다. 현대중공업 정관(18조) 또한 소액주주들에게 2주 전 소집 통지를 하도록 규정돼 있다.

지부는 "주총 변경사항에 대한 충분한 사전고지가 없었고, 고시 후 변경된 장소로 이동 불가능한 시간으로 고지했다"며 "미리 준비된 몇몇 주주들만 모여 숨어서 진행된 명백히 위법한 주총"이라고 반발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하려던 주총을 오전 11시10분 남구 울산대 체육관으로 변경한 뒤 10분도 안 돼 분할계획서 승인과 사내이사 선임 등 2개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27일부터 주총장인 한마음회관을 점거 중이던 지부 조합원들이 급하게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갔지만 역부족이었다.

조합원들은 이날 새벽부터 한마음회관 안팎에서 용역업체 직원들과 경찰력 투입에 대비했다. 당일 오전 한때 현대중공업 관리자들과 용역업체 직원 500여명이 한마음회관 앞에서 나타나면서 조합원들과 대치했다. 주총을 1시간여 앞두고는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 경찰이 배치됐다. 경찰이 차벽을 치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주총장이 사내 체육관이나 본관으로 변경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성동격서였다. 현대중공업은 같은날 오전 10시30분께 한마음회관 입구에 주총 장소 변경 안내문을 붙였다. 한마음회관에서 20킬로미터 떨어진 울산대 체육관은 자동차로도 40분 가까이 걸리는 곳이다.

주총장 변경 소식을 들은 조합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체육관에 도착했을 때는 주총이 끝난 상태였다. 책상과 의자들만 널브러져 있었다. 용역업체 직원들이 체육관 입구를 봉쇄해 조합원들의 출입을 막고 소화기를 뿌렸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왔다.

상당수 조합원들이 현대중공업 주식을 소유한 소액주주들인데도 주총에 참석하지 못했다.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현대중공업 주식 약 3%를 보유한 조합원들은 법인분할시 우려되는 고용관계나 노조활동 위축 문제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 권리를 침해당했다.

민주노총·금속노조 법률원은 "이번 주총과 회사분할은 중대한 절차 위법으로 무효로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법률원은 "한마음회관에서 변경된 장로소의 이동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부 주주들만 울산대 체육관에 모아 안건을 처리했다"며 "대다수 소액주주들은 주총 장소·시간을 제대로 통지받지 못했고 주총에 참석할 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주총 장소 변경은 적법한 절차와 판단에 따라 이뤄졌기 때문에 주총에서 결의한 사항은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결합심사 통과 가능할까=현대중공업이 3일 분할등기를 마치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조선·특수선·해양플랜트·엔진기계 사업을 하는 현대중공업으로 쪼개진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지배구조 변경 1단계를 마무리한 셈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온전하게 인수하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만만치 않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와 유럽연합(EU)·일본·중국 등 경쟁국들의 기업결합심사가 남아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은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 유조선(VLCC)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의 경우 양사 합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60%를 웃돈다. 경쟁당국들의 까다로운 심사가 예상된다.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두 회사 합병은 물 건너간다.

현대중공업지부의 물적분할 반대투쟁이 거세게 일어나면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던 노조 대우조선지회가 투쟁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당장 이달 초로 예정된 현대중공업의 옥포조선소 현장실사 저지투쟁에 나선다. 경쟁국들의 기업결합심사에 영향을 줄 국제활동도 계획 중이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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