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성·불법성 등 비인간성만 빼면 어떤 면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나은 면도 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여야 4당이 맹비난을 이어 가고 있다. 6월 첫 주말인 1~2일 여야 4당은 정용기 정책위의장과 자유한국당에 사퇴와 제명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라도 6월 임시국회를 소집할 것”이라며 초강수를 둔 가운데 정 정책위의장 막말 파문이 국회 정상화의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그는 지난달 31일 오후 천안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4차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김정은이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혁명화 조치하고, 김혁철 국무위원을 처형했다. 자기 여동생 김여정까지 근신하고 있다”며 “북한이 인권이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지만 야만성과 불법성·비인간성을 빼면 어떤 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의 막말 파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참사와 관련해 지난 1일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며 정부가 긴급 구조대를 파견하며 “신속대응”을 주문한 것을 비꼬았다. 이에 유람선 참사를 정쟁에 이용하려 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여야 4당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자유한국당의 막말을 비판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헝가리 유람선 참사로 온 나라가 비탄에 빠진 가운데 민경욱 대변인이 골든타임은 3분이라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정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자유한국당이 연이은 망언과 실언으로 국민께 고통과 상처를 주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당 대변인까지 국민 마음을 헤집고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에 대한 사퇴와 제명 요구도 커지고 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사과와 사퇴로 진정한 용기를 보여라”며 “구제불능 막말 배설당은 자진해산할 생각이 없다면 정용기를 제명조치하라”고 요구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자유한국당은 망언에 대해 석고대죄하라”며 “정용기 의원에 대한 분명한 신상필벌과 제명조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청와대 인사와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 지정을 놓고 식물국회가 장기화하고 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한미 정상 통화유출과 정용기 정책위의장 막말 파문이 겹치며 6월 국회 정상화도 알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더불어민주당은 “6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자유한국당과 인내를 갖고 협의해 나가겠지만 끝까지 동참하지 않는다면 여야 4당 또는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라도 6월 국회를 소집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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