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화노동자가 7천원도 안 되는 공임을 받고 만든 구두가 백화점에서 30만원에 팔린다. 백화점은 구두 한 켤레당 11만원(38%)의 유통수수료를 챙긴다. 홈쇼핑 유통수수료는 41%나 된다. 턱없이 높은 유통수수료 탓에 제화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공임을 받지 못한다.

제화노동자와 시민·사회단체가 유통수수료 인하운동을 시작했다. 제화노동자 권리찾기 사업단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으로 구성된 ‘유통수수료 인하촉구 노동자·시민 추진모임(가칭)’이 29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화노동자 살리는 구두업계 유통수수료 인하운동 돌입”을 알렸다. 이들은 “3대 백화점과 4대 홈쇼핑 수수료율이 과하게 높은데, 이런 관행은 제화업계에서 유독 심하다”며 “지난 20년간 20% 초반대의 백화점 수수료가 38%까지 올라가는 동안 제화노동자 공임비는 되레 낮아졌다”고 비판했다.

백화점은 30만원짜리 구두 한 켤레를 팔 때마다 온라인·오프라인 유통수수료로 11만원(38%) 이상을 가져간다. 홈쇼핑 유통수수료는 판매가의 41% 이상이다. 그런데 하청공장이 구두 한 켤레당 받는 납품가는 4만~5만원에 불과하다. 회사운영비·원자재비용 등을 제하고 남은 금액이 제화노동자 공임으로 지급된다. 하루 16시간씩 일하는 제화노동자들은 구두 한 켤레당 7천원도 안 되는 공임을 받는다.

이들은 “지난해 말 대법원이 ‘제화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라며 퇴직금을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며 “제화노동자들이 실질적인 노동자가 되기 위해서는 4대 보험에 가입해야 하지만 사측은 백화점 수수료가 높다는 이유로 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고 한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이어 “경제민주화·유통재벌 개혁을 바라는 시민·사회단체, 정당과 함께 제화노동자 처우개선과 구두산업의 미래, 노사상생을 위한 유통수수료 인하운동을 펼쳐 나가고자 한다”며 “과도한 유통수수료를 내리고 유통재벌을 개혁해 제화업계를 살리자”고 제안했다.

제화노동자들은 개인은 물론 경제·유통·상인·법률·시민단체·정당의 유통수수료 인하운동 추진모임 가입을 추진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형유통사 판촉비용 공개와 원·하청 갑질문제 해결방안을 촉구한다. 추진모임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면담해 제화산업 유통수수료 인하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7월까지 10만명을 목표로 유통수수료 인하 촉구 범국민 서명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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