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노사가 산별교섭 개시 두 달이 다 되도록 교섭 범위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는 다음 달 중순을 시한으로 교섭에 나선 뒤 여의치 않으면 쟁의행위에 나선다.

금융노조는 27일 오후 서울 다동 노조 회의실에서 지부대표자회의를 열어 교섭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투쟁계획을 결정했다. 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지난달 3일 1차 임원급 실무모임을 갖고 교섭을 시작했다. 이날 현재 13차례 교섭을 했지만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정규직 임금 4.4%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주로 은행 창구텔러로 일하는 저임금직군의 임금은 정규직 대비 80% 정도로 인상하라는 것도 주요 요구다. 지금은 55% 수준이다.

사용자협의회는 “정부와 국민 여론이 고임금 정규직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권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임금인상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19일 열리는 3차 대표단교섭에서 구체적인 인상률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저임금직군 관련 노조 요구안에는 호봉제를 직무급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중앙노사위원회 안건으로 △이익목표 초과 달성 성과배분 대상에 파견·용역 노동자 포함 △정년연장 노사 TF 구성 △근속 10년 이상 노동자 리프레시 휴직 실시 △노동이사제 실시를 제시했다. 노조와 사용자협의회는 단체교섭이 없는 해에 중앙노사위를 운영한다. 사용자협의회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2020년인 만큼 올해 교섭에선 임금만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지부 대표자들과 3차 대표단교섭에서 사측이 전향적인 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교섭 결렬을 선언하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교섭 결렬이 선언되면 다음날 지부대표자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쟁의행위 일정을 정한 뒤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며 “7월 중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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