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9.20 금 17:24
상단여백
HOME 정치ㆍ경제 산업동향
[현대중공업 본사는 울산?] "울산은 배 만드는 공장, 진짜 본사는 한국조선해양"31일 물적분할 이사회 앞두고 노사 진실공방 가열
▲ 배혜정 기자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을 결정하는 31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노사 간 진실공방이 치열하다. 현대중공업의 '진짜 본사'가 어디인지, 분할 후 울산에 남는 현대중공업은 '깡통회사'가 되는 것인지, 노동자들의 고용은 보장되는 것인지가 쟁점이다.

<매일노동뉴스>가 현대중공업 주장과 노동계 주장을 비교해 봤다. 현대중공업 주장은 최근 회사가 국민을 상대로 배포한 홍보지를, 노동계 주장은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문제점과 대우조선 인수가 조선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토론회에 나온 내용을 참고했다. 토론회는 민주노총·금속노조·조선업종노조연대·재벌특혜 대우조선 매각저지 전국대책위원회와 추혜선·여영국 정의당 의원, 김종훈 민중당 의원,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함께 주최했다.

◇현대중공업 본사는 울산?=현대중공업은 이날 울산 동구 본사 출입문 인근과 건물 외벽을 비롯한 7곳에 "현대중공업의 본사는 울산입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회사는 "새롭게 설립되는 중간지주사의 본사를 서울에 별도로 두는 것일 뿐"이라며 "현대중공업이 본사를 이전한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송덕용 회계사(회계법인 공감)는 "이름을 바꾸면서 헷갈리게 만들어 놨다"고 지적했다. 물적분할이 되면 기존 현대중공업은 이름을 한국조선해양(존속법인)으로 바꾼 뒤 중간지주회사가 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투자·인력규모·모회사와 자회 간 손익이전을 결정한다. 인사·노무·경영·영업 핵심설계·연구개발 총괄하는 한국조선해양이 '진짜 본사'라는 얘기다. 울산에 남는 신설법인 현대중공업은 이름만 현대중공업일 뿐 한국조선해양의 100% 자회사로, 본사가 아닌 '배 만드는 울산공장'이 된다.

◇분할 후 현대중공업 부채비율은 건실하다?=노동계는 물적분할 후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간 자산·부채 불균형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분할계획서를 보면 7조500억원에 달하는 유동·비유동부채는 현대중공업으로 넘어간다. 한국조선해양에는 유동·비유동부채 1천600억원만 남는다.

회사는 "외형상 부채규모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회사는 "현대중공업이 승계하는 부채 7조원 중 3조1천억원은 선수금과 충당부채"라며 "선수금은 선박수주시 받는 일종의 계약금으로 회계상 부채로 분류될 뿐 실제로는 현금 형태"라고 설명했다. 충당부채는 혹시 모를 부실에 대비해 쌓아 둔 것으로 공정 진행에 문제가 없으면 지출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송덕용 회계사는 이와 관련해 "불균형 분할의 핵심은 현금"이라며 "현금 원천을 따져 보면 배를 만들어야 하는 현대중공업이 현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한국조선해양이 더 많이 가져가 버리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실제 분할 후 현대중공업이 가져가는 현금은 7천600억원, 한국조선해양이 갖는 현금은 8천800억원이다. 그는 "물적분할 후 한국조선해양이 4개 자회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대우조선해양)에서 브랜드나 연구 결과 판매, 광고 관련 중간수수료 등 다양한 형태의 수익을 챙겨 가는 것까지 감안하면 한국조선해양 자회사들의 영업이익은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조건 변화, 고용불안 우려는 기우?=회사는 일관되게 "분할 후 노동조건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노조활동이나 단체협약 승계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물적분할이 되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신설법인으로 소속이 옮겨진다.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3개사(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현대중공업지주)로 분할했을 때도 지부는 3개사에 현대중공업의 단체협약 승계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거부했다. 당시 회사가 10개월간 조합비 체크오프(일괄공제)를 거부해 노사갈등이 심화했다. 노사는 우여곡절을 겪은 뒤 가까스로 단협 승계에 합의했다. 김형균 지부 정책실장은 "이번에는 지부 자체가 신설회사로 넘어가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회사가 단협승계를 거부하면서 1년만 체크오프를 거부해도 지부 존립 자체가 우려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회사가 단협승계를 조건으로 단협상 노동조건 후퇴와 노조활동 제약을 밀어붙일 가능성도 있다.

올해 1월 한국지엠도 연구개발법인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를 분할하면서 '근로조건 승계'를 약속했지만 이를 뒤집었다. 회사는 임단협 과정에서 쉬운 징계·해고를 가능하게 하고, 노조감시·견제를 차단하는 등 노동조건·노조활동을 저하·축소하는 내용의 요구안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의 '근로조건 승계' 약속도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혜정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