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우체국 집배원 고 이은장씨 돌연사와 관련해 유가족이 우정사업본부에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동료 집배원들은 장시간 노동 해소대책과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을 주문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조(위원장 최승묵)는 20일 오후 충남 공주우체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우정사업본부는 이씨 죽음을 과로에 따른 순직으로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고인은 공주우체국 무기계약직인 상시집배원으로 일하다 지난 13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가족 증언에 따르면 고인은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오후 6시에 퇴근했다는 공주우체국쪽 주장과 달리 하루 2~3시간 연장근무를 하는 날이 잦았다. 정규직 전환에서 배제될까 우려하는 마음에 직장상사 사택의 개 축사를 청소하거나 이삿짐을 나르기도 했다. 최승묵 위원장은 "집배원들과 국민은 성실하게 일했던 서른네 살 청년의 과로사, 그가 겪었던 상사의 갑질과 과한 노동에 함께 분노하고 있다"며 "집배원은 빠르게 배달을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며 무료노동과 높은 노동강도를 견디며 오늘도 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고인의 어머니는 "사과하라"며 오열했다. 태안 화력발전소 비정규직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곁에서 그를 위로했다.

노조는 결의문에서 "우정사업본부는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순직인정,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며 "노동부는 무료노동과 관리자 갑질이 횡행하는 우정사업본부를 특별근로감독하라"고 촉구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날 설명자료에서 "이씨가 근로복지공단이 판단하는 산업재해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며 "(직장갑질 의혹에 대해서는) 1차 감사를 끝냈고 추가로 보강 감사를 하고 있다. 위법·부당한 행위는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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