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울산본부
현대중공업 법인분할(물적분할)을 결정하는 주주총회(31일)를 앞두고 울산지역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법인을 분할해 서울에 본사를 둔 중간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을 만들어 현대중공업 자산 50%를 넘기고, 울산에는 신설자회사를 둘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는 울산 향토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지역사회에서 "울산시민들이 함께 키운 향토기업이 탈울산을 하면서 빈껍데기 하청공장만 울산에 남기려 한다"는 비판이 거센 이유다.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중단·하청노동자 임금체불 해결 촉구 울산지역대책위원회가 15일 울산 민심을 엿볼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책위가 지난 11~13일 울산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본사 이전에 대한 의견'을 묻는 ARS 여론조사를 한 결과 울산 시민 10명 중 8명이 현대중공업의 법인분할 및 본사 서울 이전에 반대했다. 찬성은 11.2%, 모른다는 6.8%에 그쳤다.

울산시민 82.9%는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추진을 알고 있었다. 법인분할을 울산시 주요 이슈로 인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동구 인지율은 90.6%로 조사돼 5개 기초지자체 중 가장 높았다.

이달 7일 송철호 울산시장의 '현대중공업 본사 이전 반대 담화문' 발표에 대해 울산시민 76.1%는 "적절하다"고 답했다.

법인분할이 울산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울산시민 76.9%는 "경기침체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초지자체 중에서는 동구 주민(82.8%)이 법인분할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가장 많이 우려했다.

80.2%는 분할 관련 의견수렴 필요성에 대해 "울산 각계의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답변이 77.6%나 됐다.

대책위는 이날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현대중공업 법인분할과 본사 이전에 대한 울산시민의 압도적 반대의사를 확인했다"며 "지역 대표기업으로 울산시민과 함께 성장한 현대중공업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탈울산을 강행하는 것을 '지역 죽이기'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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