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비하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사과문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성단체는 “야당의 대표정치인으로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여성혐오 발언”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31개 여성·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전국여성연대는 13일 성명을 내고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대구에서 있었던 자유한국당 집회에서 ‘문빠, 뭐 달창 이런 사람들한테 공격당하는 거 아시죠?’라며 정치인 입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발언을 했다”며 “이런 용어를 여성 정치인이 그것도 제1 야당 원내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사용한 것은 자유한국당의 여성에 대한 차별적·폭력적 인식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가 사용한 ‘달빛창녀단’의 줄임말인 ‘달창’은 일간베스트 등 극우성향 누리꾼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할 때 쓰는 말이다. 여성혐오가 내포돼 있다. 나 원내대표는 해당 발언이 논란을 빚자 사과문을 내고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비난은 거세지고 있다. 정치권이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같은 당 의원 출신이자 수차례 막말 파문을 일으켰던 홍준표 전 대표마저 비판에 가세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장외투쟁을 하며 무심결에 내뱉은 달창이라는 그 말이 지금 보수의 품위를 심각히 훼손하고 있다”며 “참으로 저질스럽고 혐오스러운 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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