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가 ‘금융의 날’을 ‘금융인의 날’로 변경하자고 제안했다.

17일 노동계에 따르면 노조는 산별중앙교섭에서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금융의 날 명칭 변경에 뜻을 모아 달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사용자에게 전달한 교섭 요구안에 포함돼 있지는 않지만, 금융인의 날을 만들자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년 10월 마지막 화요일은 금융의 날이다. 1964년 대통령령으로 지정됐던 ‘저축의 날’이 2016년부터 금융의 날로 확대 개편됐다. 다양한 금융상품 등장과 금융의 역할이 다변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기념일이다.

금융위는 “금융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금융의 역할과 책임을 되새기며 금융권 종사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정한 날”이라고 설명했다.

현실은 노동자들이 낄 자리가 없다. 금융위는 지난해 10월30일 3회 금융의 날 기념행사를 열었다. 최석호 IBK기업은행 부행장이 훈장을 받았다. 이를 포함해 총 194명에게 상을 줬다. 연예인·금융회사 대표·관리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일선 금융노동자는 찾을 수 없었다.

노조 관계자는 “일선 금융노동자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지금의 금융의 날은 국가기념일로서의 취지가 무색하다”며 “금융의 날을 금융인의 날로 변경해 현장에서 금융산업을 이끄는 노동자들의 노고를 기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용자측이 동의해 준다면 노사가 함께 정부에 건의하고, 제도 변경을 추진할 수 있겠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전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측은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기념일인 탓에 충분한 여론수렴과 실태조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도 변경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법정기념일 대신 자체적으로 금융인의 날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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