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르노삼성자동차
전례 없는 노사갈등에도 고배당은 여전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70%를 배당했다.

최근 르노삼성이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르노삼성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천218억원이다. 전년 당기순이익(3천50억원) 대비 28%가량 줄었다. 그런데도 배당성향은 2017년과 같은 70%를 유지하면서 1천553억원을 배당했다. 르노삼성 지분 79.9%를 가진 르노그룹BV(Renault Group BV)에 1천242억원, 지분 19.9%를 보유한 삼성카드에 310억원이 지급된다.

르노삼성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1년간 7천734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2000년 삼성차 인수 당시 인수금이 6천15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017년을 기점으로 투자금 회수는 끝난 셈이다.

르노삼성의 고배당 성향이 드러나기 시작한 시점은 2015년이다. 당기순이익 2천512억원 중 55.7%인 1천400억원을 배당했다. 이듬해에는 당기순이익(3천104억원)의 100%를 배당으로 챙겨 갔다. 2017년에도 당기순이익 3천50억원 중 70%인 2천135억원을 가져갔다.

르노삼성은 배당금 외에도 기술사용료·연구비 같은 명목으로 르노SAS(Renault SAS)와 닛산자동차에 매년 거액의 자금을 지불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SAS와 닛산자동차에 낸 기술사용료만 929억원이다.

르노삼성자동차노조는 "매년 회사가 힘들다면서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뒤에서는 배당금만 챙기고 있다"며 "이윤을 투자하지 않고 자국으로 현금만 가져가는 건 먹튀 전조"라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도 정부가 1천500만원이나 하는 트위지(초소형 전기차)를 세금으로 800만원까지 지원하는데, 이렇게 벌어들인 이윤도 배당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르노삼성이 투자가 아닌 자본회수에 매몰돼 있다는 점이다. 르노그룹 중기전략에 중국·동유럽을 중심으로 신흥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방침은 있지만 르노삼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투자계획이 없다. 노조는 "신차투입 계획 없이 구조조정이나 인원감축으로 노동강도만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금회수와 비용절감으로 돈을 벌려는 르노삼성의 구조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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