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7.20 토 08:00
상단여백
HOME 칼럼 기고
주 52시간 안착 위해 탄력근로제 확대 불가피조선옥 보좌관(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 조선옥 보좌관(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지난 5일 폐회한 3월 임시국회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2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를 토대로 한 더불어민주당의 탄력근로제 안에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단위기간 1년 확대를, 또 다른 야당인 바른미래당은 선택적근로제 확대 등 추가 유연화 제도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국회 담장 밖에서 민주노총 반대 구호가 난무하는 가운데 국회 안에서는 여야 간 입장차이만 확인하고 막을 내린 것이다.

지난해 2월 ‘노동시간단축’에서 올해 3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까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근기법 개정안 입법 과정에서 안타까웠던 순간이 많았지만 다가오는 7월 특례업종에서 벗어나 주 최대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이 적용되는 78만명의 노동자를 감안할 때 이번엔 더욱 안타까웠다.

지난해 2월 국회는 휴일근로를 포함해 주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고, 26개였던 특례업종을 5개로 축소하며, 연간 15일에 달하는 관공서 공휴일을 민간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내용의 근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노동시간단축 입법은 지난해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1인당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1천986시간으로 접어들며 고질적인 장시간 노동문제를 개선하는 전환점을 맞았다.

연간 노동시간이 단축되고, 많은 노동자에게 주 최대 52시간제가 적용됐다. 그러나 일부 업종과 기업에서는 업무량 변동으로 인해 집중근로가 필요하다며 현행 3개월 단위 탄력근로제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호소했다. 올해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새롭게 적용되는 특례 제외 업종의 경우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주 최대 52시간제를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 합의에 이른 것이 ‘6개월 단위 탄력근로제’ 도입인 것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배경이 이러함에도 일각에서는 ‘경사노위(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합의안’에 기초한 더불어민주당 안에 대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우려와 예단으로 반대한다. 과연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더불어민주당의 탄력근로제 안이 주 52시간제를 유명무실하게 하고 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의 늪으로 몰아넣는 것인가. 오히려 그 반대다.

더불어민주당 안은 주 최대 52시간제를 준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오랜 관행이었던 장시간 노동을 해소하기 위해 근기법 개정을 통해 노동시간단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산업구조가 바뀌고 근로형태가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근로유연성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탄력근로제는 단위기간을 평균해 주 최대 52시간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업무량 변동에 따라 집중근로와 그보다 짧은 근로를 허용하는 제도다.

노사정 합의안은 현행과 동일하게 1주 평균 근로시간을 최대 52시간으로 제한하도록 하고 있어 주 최대 52시간제 시행 효과는 그대로 유지된다. 기본적으로 탄력근로는 집중근무 시기에 주 52시간, 그렇지 않은 시기에는 주 28시간을 근무해 단위기간을 평균한 소정근로시간이 주 40시간이 되는 구조다. 여기에 주당 연장근로 12시간을 추가할 수 있다. 집중근무 시기에 주 52시간을 초과하거나 그렇지 않은 시기에 주 28시간을 초과하는 모든 연장근로(주 최대 12시간)에 대해서는 할증수당이 붙게 된다. 실제 노동연구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탄력근로를 도입한 기업 대다수(94.2%)에서 임금감소가 없었다.

연속휴식제에 대해서도 우려가 있지만 대부분 지나친 걱정이다. 서면 합의만 하면 예외로 인정하도록 돼 있어 유명무실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개정안에서 예외사유를 시행령에 명확히 규정하도록 한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경사노위에서도 이와 관련해 많은 논의를 거친 결과 독일·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불가피한 사유’로 제한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에서는 ‘11시간 연속휴식제’가 1일 24시간 단위 11시간 휴식이 아니고 근무 종료 기준의 연속휴식 규정이기 때문에 하루 근무시간을 1박2일 상한 없이 늘려도 근무가 끝나야 쉴 수 있다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야기하며 연속휴식제를 폄하한다.

그러나 이는 분명 사실과 다르다. 11시간 연속휴식은 다음날 근로가 시작되기 전까지 부여해야 한다. 즉 근무 사이가 아니라 ‘근로일’ 간에 부여하도록 돼 있다. 결과적으로 매일 일하는 경우라면 ‘연속휴식 부여’로 인해 하루 노동시간의 상한이 생기는 것이다. 전날부터 지속적으로 근무해 다음날 근무 시작 시간이 됐다면 이것은 다음날 근로일이 된 것이므로 연속휴식 시간 부여 의무를 위반한 셈이 된다.

과로와 관련해 제기하는 ‘뇌심혈관 질병 산재 인정기준’에 따르면 주 52시간을 초과하지 않아도 유해한 작업환경 등 가중요인이 있으면 과로로 인한 업무상질병으로 인정된다. 즉 모든 사업장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노동시간의 최대 상한 기준과 뇌심혈관계 질병이 발생한 경우에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을 동일 선상에 놓고 봐서는 안 된다.

탄력근로제는 주 최대 52시간제를 정착시키는 데 필요한 제도적 장치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장시간 노동을 해소하고 과로사를 막기 위해서도 주 최대 52시간제의 정착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사노위 합의를 토대로 한 더불어민주당의 탄력근로제 개편안은 그런 측면에서 마련된 것이다. 근기법상의 근로시간 규정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법상의 다양한 과로 해소 조치들도 병행될 것이다. 지나친 오해와 예단이 아니라 신뢰와 실행이 필요한 때다.

조선옥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선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