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노동자들이 파업을 예고했다. 금융당국이 경영악화에 따른 수익보전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다음달 말 파업에 들어간다.

카드사노조협의회(의장 정종우)는 “6개 카드사 노조 대표자들이 5월 말 파업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14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영세·중소 상공인의 카드수수료를 낮추기로 했다. 그런데 대형가맹점 수수료를 높이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수익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 협의회의 설명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드사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감소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카드사들의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기존 5%대에서 2%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카드는 최근 직원 4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인력감축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9일 '카드사 경쟁력 강화 및 고비용 마케팅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카드노동자들과 업계가 요구한 핵심적인 내용이 빠졌다. 대표적인 것이 레버리지(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한도) 배율 확대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여신사들의 총자산은 자기자본의 10배를 넘지 못한다. 반면 카드사는 금융위 고시를 통해 이를 6배로 제한받고 있다. 협의회는 레버리지 규제를 10배로 상향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대형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하한선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부가서비스를 축소하자는 제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협의회는 이달 11일 대표자회의를 열어 다음 달 말을 시한으로 정부에 레버리지 배율 차별 철폐 등 3대 제안을 추가적으로 요구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12일 오전 서울 다동 금융노조 회의실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무금융노조 하나외환카드지부장인 정종우 의장은 “국회·금융당국과 지속적으로 접촉해 3대 요구사항 이행을 촉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6개 카드사 노조가 합법적인 쟁의절차를 밟은 뒤 파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