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2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4·13 건설기계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에서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정기훈 기자>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의사당대로에서 레미콘·포클레인·크레인·굴삭기가 국회를 등지고 자리 잡았다.

"건설기계 장비 할부값이 한 달 200만원이에요. 손에 쥐는 돈은 100만원 남짓인데 저축은 꿈도 못 꾸죠. 일할수록 빚만 느는데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요."

건설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13일 파업에 들어간다고 예고했다. 이영철 노조 건설기계분과위원장은 "2030 청년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지금 '빚 갚다 죽게 생겼다'고 입을 모은다"며 "13일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일손을 멈추고 인간답게 살기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한 달 300만원 가까이 벌어도 200만원 이상을 장비 할부를 갚는 데 지출하고, 일한 대가로 받는 임대료마저 석 달 후 100일짜리 어음으로 받아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조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2030 청년 건설기계 노동자 65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61.9%가 "장비를 전액 할부로 구입했다"고 답했다. 장비 가격은 1억원에서 1억5천만원이라는 응답이 42.2%로 가장 많았다. 매달 장비 할부값으로 지출되는 금액은 200만원에서 300만원 사이가 34.4%, 300만~400만원은 21.3%였다. 한 달 수입은 250만원에서 300만원 사이가 34.4%로 가장 많았다. 최근 3년간 4회 이상 체불을 경험했다는 답변이 29.2%로 조사됐다.

노조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특수고용직이라는 신분 때문에 체불임금조차 제대로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조를 개정해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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