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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공익위원·고용노동부의 삼중주
▲ 윤애림 노동권 연구활동가

스스로를 ‘중립’이라고 주장하며 그렇기에 ‘공익적’이라고 강변하는 세력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언론이다. 이른바 ‘사회적 대화’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다루는 기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공정보도는 고사하고 가짜뉴스를 만들어 내지만 않아도 좋겠다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지난해 11월20일 경사노위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가 발표한 공익위원 합의안이 “노동계 요구만을 수용한 노동 편향적 안”이라는 보도가 대표적 오보다.

지난 18일 개선위 공익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자처해 지난해 합의안이 노동 편향이라는 평가를 스스로 반박했다. 그들은 “2018년 11월20일 발표한 공익위원 합의안은 노사 일방의 요구과제만을 수용한 것이 아니라 국제노동기준과 함께 우리나라 노사관계 현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마련한 균형을 갖춘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개선위 간사인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결권 관련 공익위원안은 국제노동기준 위반마저 감수하고 경영계 요구를 충분히 반영해 노동계 불만이 큰 상황”이라며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조결성권을 보장하라는 국제노동기구(ILO) 권고도 있었지만 경영계 요구로 공익위원안에 반영되지 않고 장기과제가 됐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특수고용 노동자를 조직하고 있는 건설노조와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에 정부가 시정명령을 내린 2008년 이후 ILO 결사의자유위원회는 지속적으로 한국 정부에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 3권 보장을 위한 법 개정을 권고했다. 2017년에는 같은 내용의 국가인권위원회 권고가 나왔고, 2018년 대법원은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인정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미 판례와 국제노동기준에서 특수고용 노동자를 비롯한 해고자·구직자 등 불안정 노동자의 노동 3권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개선위 공익위원들은 “국제노동기준 위반마저 감수하고 경영계 요구를 충분히 반영해” 이들의 노동 3권을 인정하지 않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을 제시한 것이다.

경사노위를 비롯한 각종 정부기구에는 ‘공익’위원들이 실질적 주도권을 쥐고 있다. 개선위에서도 위원 15명 중 공익위원이 8명이다. 내부적으로 노동계 추천 2명, 재계 추천 2명, 정부 추천 4명이라고 하지만 외부적으로는 ‘공익’위원이라고만 한다. 올해 1월25일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공동발제한 의견에 △노조 부당노동행위 신설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조항 삭제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쟁의행위시 대체근로 금지 규정 폐지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 △파업 찬반투표 절차 엄격화 같은 재계 요구가 담겼다는 것이 공개됐다.

이들이 발제문을 통해 지지한 재계 요구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자, 경사노위는 재계 추천 공익위원의 발제문이 외부에 공개된 것이 문제라며, 이것을 전체 경사노위 의견으로 ‘오도’하는 세력에 책임을 묻겠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정작 경사노위 위원장 자신은 언론인터뷰에서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와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등은 노동계가 양보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8일 공익위원 일동은 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과 관련해 “3월 말까지 상대방이 수용할 수 있는 과제를 우선적으로 집중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같은달 20일 언론인터뷰에서 “노동계가 요구하는 단결권 조항만 정리해서 비준한다면 굳이 사회적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며 “경영계가 보완이 필요하다고 하는 쟁의행위·단체교섭권 관련 사안까지 경사노위에서 함께 타결하겠다”고 밝혔다.

요컨대 지난해 단결권 관련 공익위원안이 노동계 편향이라는 오보는 경사노위·노동부 수장의 발언을 거치면서 “그러니까 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더욱 제한하는 법 개악이 공평하다”는 취지의 가짜뉴스로 진화했다. 그 와중에 경총은 두 차례 입장문을 통해 공익위원들이 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개선위 논의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과 ILO 핵심협약 비준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럼에도 이런 재계의 사회적 대화 보이콧에 대해서는 언론·정부 그 누구도 비판하지 않는다. 중립·공익·균형이라는 명목으로 노동기본권 후퇴를 수용하라는 언론·경사노위·정부의 삼중주에 귀가 먹먹하다.

노동권 연구활동가 (laboryun@naver.com)

윤애림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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