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영국 정의당 후보 선거대책본부
4·3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창원성산 선거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여영국 정의당 후보를 단일후보로 결정했다. 양당 후보단일화로 여영국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이는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와 사실상 양자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여영국 후보는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을 꺾으라는 창원시민 마음이 단일화된 것”며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지역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여영국, 노회찬 지역구 이어받을까

4·3 재보권선거가 치러지는 창원성산 유권자들이 민주개혁 단일후보로 여영국 정의당 후보를 선택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지난 22일 단일후보 경선에 합의하고 24~25일 이틀 동안 성산구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양측은 25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4·3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후보 경선 결과 여영국 후보가 선출됐다”고 밝혔다. 후보단일화에 따라 권민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여영국 후보는 단일후보 결정 직후 창원 성산구 반송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감을 밝혔다. 여 후보는 “창원시민 여러분과 권민호 후보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의 단일화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두 당만의 단일화가 아니라 자유한국당을 반드시 꺾으라는 창원시민의 마음이 단일화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서 있는 반송시장은 지난해 그 뜨거웠던 여름, 우리 노회찬 의원님을 보내 드리기 하루 전날 영정을 들고 찾았던 곳”이라며 “그때 여영국을 통해 우리 창원시민들께 반드시 노회찬을 부활시켜 드리겠다고 다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노회찬 원내대표 사망으로 잃은 원내교섭단체 지위 복원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여 후보는 “우리에겐 짧지만 강렬했던 순간, 정의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돼 국회를 바꿔 낸 기억이 있다”며 “국회에서 가장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는 원내교섭단체를 반드시 부활시키겠다. 권영길과 노회찬을 선택한 민생정치 1번지 창원성산에서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첫걸음을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여영국 후보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여영국 후보를 선택한 창원시민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여 후보가 재보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단일화로 지지율 요동칠 듯

양당 후보단일화로 4·3 재보궐 최대 격전지인 창원성산 선거는 강기윤(자유한국당)·이재환(바른미래당)·여영국(정의당)·손석형(민중당)·진순정(대한애국당)·김종서(무소속) 후보(기호 순)의 6파전으로 치러진다.

여영국 후보가 민주개혁 단일후보로 결정되자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하던 자유한국당이 견제에 나서기 시작했다. 여 후보와 사퇴한 권민호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합산하면 강기윤 후보 지지율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창원에서 열린 최고위원·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집권여당이 국회 의석 5석의 미니정당에 후보를 내주고 자신들은 발을 떼려 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말은 단일화인데 실체는 좌파연합·좌파야합”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8일 리얼미터가 경남MBC 의뢰로 16~17일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강기윤 후보 30.5%, 여영국 후보 29.0%, 권민호 후보 17.5%, 손석형 민중당 후보 13.2%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집권여당과 야당이라는 한계를 넘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후보단일화가 민주진보진영 표 집결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창원성산은 20대 총선 당시 고 노회찬 원내대표가 민중당과의 후보단일화로 당선한 곳이다. 한 차례 후보단일화에 실패한 여영국 후보와 손석형 후보가 선거를 1주일 앞두고 극적인 단일화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민중당은 양당의 단일후보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더불어민주당과의 단일화가 아니라 진보단일화를 하자며 문호를 끝까지 열어 뒀는데 오늘 그 문이 사실상 닫혔다”며 “여영국 후보가 양보하면 손석형과 강기윤이 맞붙어 진보의 가치로 심판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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