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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업계 뒤틀린 이익구조, 노동자들 '노동권 블랙홀' 빠졌다문화연대 '플랫폼 테크놀로지·문화산업·노동 집담회' 개최
▲ 문화연대가 지난 20일 저녁 서울 마포구 경의선 공유지에서 ‘플랫폼 테크놀로지·문화산업·노동 집담회’를 열었다. <강예슬 기자>
하신아(39)씨는 웹툰·웹소설 작가다. 1997년 만화 스토리 작가로 데뷔했지만 빠르게 변하는 환경과 독자들의 기호에 맞추려 2013년 웹툰·웹소설 작가로 전업했다. 그간 웹소설 5종, 웹툰 2종을 썼다. 매주 한 번 연재되는 웹툰 1화를 그리고 받는 돈은 10만~15만원 남짓. 한 달이면 40만~60만원을 번다. 생계를 유지하는 데 최소생활비를 벌려면 최소 2~3개의 연재를 소화해야 했다. 많게는 5개 작품을 동시에 실었다.

일과 삶은 분리되지 않았다. 그는 하루 평균 10~12시간 노동을 했다. 마감 독촉과 조회수를 기반으로 한 실적 독촉을 받지만 그는 '노동자'가 아니라 근로기준법 보호를 받을 수 없었다. 실업급여는 물론 연차를 쓰거나 정기적인 휴가를 가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연재가 끊기는 상황에 놓이면 빚을 내 생활비를 충당했다. 하씨는 "계속 일을 해도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하씨 사례는 플랫폼 노동자의 현실을 보여 준다. 플랫폼 노동은 디지털 플랫폼을 매개로 노동이 거래되는 새로운 고용형태를 의미한다. 플랫폼 노동자는 대개 개인사업자와 노동자, 두 개의 정체성을 가지고 산다. 노동권이 보장된 작업환경을 요구할 대상이 모호해진다. 작업 중 문제가 생길 때 책임을 지울 대상도 없다. 플랫폼 배달대행사가 배달노동자의 산업재해를 책임지지 않는 것과 같다.

"개인에게 위험·책임 떠넘기는 플랫폼 노동"

플랫폼 노동이 위험과 책임을 개인에게 오롯이 감당하도록 만드는 현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지난 20일 저녁 서울 마포구 경의선 공유지에서 문화연대가 '플랫폼 테크놀로지·문화산업·노동 집담회'를 열었다. 이광석 문화연대 집행위원(서울과학기술대 교수)은 "플랫폼에 등록된 노동자에게 (기업은) 4대 보험은 물론 퇴직금조차 보장하지 않는다"며 "노동 위험이나 고용 책임 대부분은 독립 계약자인 프리랜서 노동자에게 외주화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산업의 발달로 플랫폼 노동자의 업무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이에 따라 불안정 일자리가 증가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동원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은 "지상파 시대가 가고 유튜브 시대가 오면서 방송 송출인력이나 편성PD 등 안정적 일자리는 필요 없게 됐다"며 "창작자 개인이 기획·연출·작가 등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특수고용 노동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이현 ㈔시민자치문화센터 활동가는 "플랫폼 노동자는 좋은 평판을 유지하기 위해 하지 않아도 될 추가 노동을 한다"며 "플랫폼에 올릴 홍보 게시물 사진을 다시 찍거나 소개글을 다시 작성하는 행위가 추가 노동의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과거 특정 회사가 주체가 돼 마케팅을 했다면 이제는 개인이 마케팅은 물론 직접 노무제공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플랫폼 노동 질 저하, 불평등한 수익분배 때문"

최승훈 문화산업정책협의회 정책위원은 플랫폼 노동의 질이 낮아지는 이유를 플랫폼 업계의 '뒤틀린 이익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최승훈 정책위원은 "플랫폼사의 실질적인 매출은 광고에서 나온다"며 "플랫폼사는 웹툰 콘텐츠의 가치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비용을 들여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확보해 트래픽을 늘리는 정책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플랫폼 노동자의 자기결정권을 확대하고 자신의 창작물이 트래픽에 기여하는 정도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광석 집행위원은 "소수 매개자(플랫폼사)에 이윤이 몰리고 독점화하는 불평등 소유관계에 대한 민주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며 "노동단체와 시민사회가 함께 공론화하고 위태로운 플랫폼 노동 실태를 파악해 대안 마련을 위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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