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임금·단체교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동자들은 "노조를 대하는 한화그룹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반발한다.

화섬연맹 한화토탈노조와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가 19일 오전 서울 장교동 한화 본사 앞에서 한화그룹 규탄대회를 열었다. 노조·지회 조합원 300여명이 함께했다.

석유화학·에너지제품 생산·판매사인 한화토탈 노사는 지난해 7월부터 임금교섭을 하고 있는데 임금인상률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15차례 교섭에서 최초 10.3% 요구안에서 양보안(8.3%)을 냈다. 반면 사측은 "동종사 수준"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인상률을 제시하지 않았다. 올해 2월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조정결렬 후 노조가 집회신고를 하는 등 쟁의행위 움직임을 보이자 회사는 2.3% 인상안을 내놓았다. 이후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임금교섭 난항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회사의 '노조 패싱'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2017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는데도 임금을 지급했다. 취업규칙도 회사가 노조와 합의 없이 불이익한 내용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하나부터 열까지 노조를 무시하는 게 한화식 경영스타일이냐"이라고 말했다.

삼성테크윈지회(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디펜스)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15년 한화로 매각될 당시 합의한 '5년 고용보장' 유효기간이 내년 6월30일 종료된다. 단협 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2018년 임단협은 물론이고 2017년 단협도 체결하지 못했다. 지회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업체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이 제한되는 점을 악용해 교섭에서 무성의한 태도로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기업노조의 2019년 임금교섭 요구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3년치 교섭을 한꺼번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노조는 "한화자본의 불통과 오만이 도를 넘었다"며 "한화그룹 오너이자 실질적인 경영책임자인 김승연 회장은 노조를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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