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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명 임금체불' 베라와티 PT SKB노조 위원장] '미스터 김'을 인도네시아로 송환해 주세요
▲ PT SKB노조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노동자 임금·사회보험료 수십 억원을 떼먹고 국내로 잠적한 한국인 사장 문제를 해결하라고 민정수석실에 지시했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공업도시 브카시에 소재한 PT SKB(Selaras Kausa Busana) 공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SKB 노동자들이 추산한 체불임금은 60억원, 사회보험료 체불액은 6억원가량이다. 노동자들이 14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한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임금체불 사태 이후 노동자들이 자카르타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집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감사함을 표하고, 양국 정부가 나서 한국인 사장을 인도네시아로 소환하라고 촉구했다. "주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과 한국 경제인단체가 문제해결에 무관심하다"고 하소연했다.

윤효원 인더스트리올 컨설턴트가 이날 자카르타 현지와 연결해 베라와티 SKB노조 위원장(40·사진 맨 오른쪽)과 인터뷰했다. <매일노동뉴스>가 전재한다.

- 피해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한국인 사장 김재철이 훔쳐 간 임금과 건강보험료를 돌려받기를 원한다. 양국 정부가 김재철 사장을 체포해 인도네시아로 송환하길 요구한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한국 정부는 민사사건이라 개입하지 못한다고 한다. 마치 우리가 형사 고소에 앞장서길 원하는 듯하다. 변호사에게 자문을 받아 보니 한국 경찰이나 검찰에도 고소하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 SKB 사건이 한국 언론에 보도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해결책 마련을 지시한 이후 변화된 것이 있나.

"한국대사관에 노무관이 파견돼 있다는데, 한국 정부 관계자나 한국 경제인단체는 한 번도 공장을 찾거나 우리를 만난 적이 없다. 대신 SKB노조 상급연맹인 인도네시아 섬유노조연맹(SPN)과 인도네시아 인력부, 대한상공회의소(KOCHAM), 한국인봉제업체협회(KOGA), 김 사장을 대신하는 인도네시아인 변호사, 한국인 회사 대리인, 회계관련 인사들이 인력부 청사에서 만나 논의한 적은 있다. 회사를 대표해 나온 한국인은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한국인들은 말들은 많이 했지만, 실질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 임금이 끊긴 지 오래됐다. 피해 노동자들 상태는 어떤가.

"지난주 노동자 60명이 그동안 국민연금으로 낸 돈을 돌려받으러 인도네시아 사회보험청에 갔다. 생활비가 없기 때문이다. 집세가 밀린 노동자도 있고, 오토바이 할부금을 못 내 금융회사에 오토바이를 뺏긴 사람도 있다. 이전에는 건강보험 덕분에 병원을 부담 없이 갔는데, 이젠 돈을 내야 해 병원 가는 게 겁난다. 애들 학비도 못 내 학교에 학비 면제를 신청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미칠 것 같지만 인내하고 있다. 4천명 노동자 중 3천800명이 여성노동자고, 이 중 상당수가 싱글맘이다.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 PT SKB 노동자들이 14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한국대사관 앞에서 임금을 체불하고 한국으로 달아난 한국인 사장 사진을 들고 있다. PT SKB노조

- 한국대사관 집회 이후 투쟁 계획은.

"한국대사관에서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정식으로 한국 정부에 김재철 사장 체포를 요구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되도록 우리가 싸우겠다. 머지않아 인도네시아에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가 있다. 한국인 사장의 임금 강탈 문제는 우리 공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피해 사례가 많다. 상급단체인 SPN과 연대해 선거에 나오는 정당들에도 해결책 마련을 요구할 것이다. SPN이 가맹돼 있는 인도네시아노총(KSPI)도 지원을 약속했다. 또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국인이 기계를 빼돌려 최저임금이 낮은 지역으로 도망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장 농성을 계속하겠다."

윤효원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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