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경순 전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장

안녕하십니까. 학교비정규직노조 전 경남지부장, 민중당 당원 황경순입니다. 김영훈 정의당 여영국 후보 상임선대본부장님이 7일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에게 보낸 공개 편지글을 읽고 이건 창원의 현장 노동자가 답해야 할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예의에 어긋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면서도 이상규 상임대표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렇게 펜을 듭니다.

김 본부장님 말씀대로 창원 성산은 가장 가슴 아픈 선거를 치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절박하고 치열한 선거이기도 합니다. 역사 왜곡과 촛불 부정에 열 올리는 자유한국당 심판과 적폐 청산과 사회대개혁을 머뭇거리며 노동개악마저 시도하는 문재인 정부의 역주행 저지라는 과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후보자뿐 아니라 노동자, 진보정치를 지향하는 민중도 그 절박한 과제의 당사자입니다. 그래서 민중의 힘을 전적으로 믿어야 함께 승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창원의 노동자들은 우리 손으로 진보정치를 만들고 일궈 왔다는 자부심이 남다릅니다. 우리가 뭉치면 못해낼 일이 없다고, 권영길도 노회찬도 그렇게 만들어 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입니다.

민중당이 주장하는 조합원 총투표는 그 노동계급의 힘을 믿고 그에 따르겠다는 의미입니다. 단순히 ‘매번 해 왔던 방식’이라서가 아니라 ‘노동자 도시 창원에서 진보정치의 필승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 지지자까지 참여하는 여론조사는 진보단일후보 선출방식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노동계급의 힘을 모으는 조합원 총투표, 창원 진보정치를 일궈 온 분들의 마음을 모으는 민중경선제로 진정한 진보단일후보를 만들어 주십시오. 그 이외에 창원의 노동자와 진보정치를 사랑하는 분들의 선택을 받을 방법이 있다면, 얼마든지 수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진보단일화 이전에 더불어민주당과의 단일화를 진행하겠다는 정의당을 보면 “진보의 힘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창원의 노동자들을 믿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소속 정당을 떠나 창원 노동자 모두가 나서 당선시킨 고 노회찬 의원의 승리를 보고도 저희를 믿지 못하시는 것에 서운한 마음마저 듭니다.

특히 지난 6일은 노동개악을 저지하기 위해 수천 명의 경남지역 노동자가 거리로 쏟아져 나온 총파업 날이었습니다. 우리들은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며 싸우고 있는데, 제1 진보정당이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상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많은 노동자들이 혼란스러워했습니다. 김영훈 본부장께서는 민주노총 위원장을 하셨던 분이니 누구보다 그 마음을 잘 이해하지 않으십니까. 진보정당이 있어야 할 자리와 해야 할 역할을 더욱 무겁게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진보정치 1번지의 주인은 그에 걸맞게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정치 1번지를 만든 노동계급의 힘, 조직된 노동자들의 역할을 더욱더 높이는 방향이 무엇일까 선거를 책임지는 모든 분들께서 고민해 주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행여나 저희 당원들의 절박한 마음이 정의당에 대한 공격이나 비난으로 여겨지신다면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 진보정치 1번지를 함께 만들고 지켜 온 동지의 마음으로 진보단일화를 먼저 이뤄 내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노동정치·진보정치의 승리로 민중의 삶 앞에 놓인 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길에 저도 한 사람의 당원, 현장 노동자로 함께하겠습니다.

끝으로 슬픈 시간을 딛고 선거에 임하고 계신 김영훈 본부장님과 모든 정의당 당원들께 가슴 깊은 위로와 격려의 말씀 드립니다. 늘 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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