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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실업부조' 도입과 고용안전망 강화 노사정 합의 의미유정엽 한국노총 정책실장
▲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실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가 지난 5일 15차 전체회의에서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한 합의문(안)' 의견접근에 성공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해 8월21일 '취약계층의 소득보장 및 사회서비스 강화를 위한 합의문'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후속 합의다.

노사정은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한 이번 합의를 시작으로 사회보장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청년과 고령자·여성·비정규직을 위한 건강보험 제도개혁과 빈곤문제 대책 같은 사회안전망 강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금의 사회적 대화는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을 비롯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 문제처럼 노사 이해 대립이 뚜렷한 의제로 말미암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사회안전망 강화와 양극화 해소 관련 의제는 노사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한국노총은 사회안전망개선위 논의에 참여했다.

노사정 합의로 만들어진 '한국형 실업부조'

이번 합의는 실업급여 수준을 현실화하는 등 고용보험 제도를 내실화하고 고용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하는 한편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던 저소득층 구직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 도입에 노사정이 구체적 합의를 이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구체적인 내용과 의의를 살펴 보자. 첫째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던 저소득층 구직자를 대상으로 고용서비스와 생계지원을 결합한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방향과 운영원칙에 합의했다.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은 국정과제와 최근 정부의 고용정책 추진계획에서 윤곽이 드러났다. 하지만 노사정은 단순히 정부가 예산범위 내에서 저소득층에 대한 시혜적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닌 법률에 근거해 일정한 법정 요건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구직자라면 누구나 실업부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원대상을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층으로 정했다. 지원금액은 최저생계보장 수준의 정액급여로, 6개월 원칙으로 시작한다. 당초 정부는 중위소득 60% 이하 저소득층까지 지원대상을 검토하기로 했으나 제도 도입 이후 제도 운영의 성과와 다른 지원제도와의 정합성을 고려해 지원대상과 지원금액을 적극 확대하기로 했다.

둘째 모성보호 급여사업에 대한 정부의 일반회계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고용보험 미가입자에게도 모성보호 급여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정부는 모성보호급여에 대한 일반회계 지원을 확대해 왔는데 이번 합의에서 그 지원 수준까지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모성보호 비용의 사회적 분담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실업급여 수준도 현실화한다. 최근 고용보험위원회에서 실업급여 수급기간을 연장하면서 실업급여 하한선(현행 1일 6만120원)을 최저임금의 80% 수준으로 조정하는 안이 의결된 바 있다. 반면 실업급여 상한액은 정액(현행 1일 6만6천원)으로 하한액과 거의 차이가 없고, 최저임금이 인상될 때마다 하한액이 상한액을 초과하는 문제가 발생해 왔다. 뿐만 아니라 실업급여 수준이 지나치게 낮아 구직활동 기간에 생활수준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보수월액 기반의 고용보험 제도를 소득기준으로 개편하는 것 역시 고용형태가 다양화되는 추세 속에서 사회안전망 적용 기반을 넓히는 단초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용서비스 인프라 확충과 관련해 실업부조 지원대상자에 대한 심층상담과 실효적 고용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상담인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회통합 실현하는 밑거름

산업사회의 구조조정 및 노동시장·노사관계 변환기에 노동자들은 고용불안과 양극화로 고통받고 있다. 어느 때보다 경제사회 주체들의 중장기적 고민과 사회적 대화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사회안전망 개선을 위한 노사정 주체들의 사회적 대화는 갈등과 대립을 넘어 양극화 해소와 사회통합을 실현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유정엽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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