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들이 택배업계 요금인상 움직임을 기대 반 우려 반 시선으로 보고 있다. 인상분이 택배노동자 처우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업계·정부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택배연대노조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회사들은 제 살 깎아 먹기 식 출혈경쟁을 멈추기 위해 택배요금을 정상화하라"고 주문했다.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은 상자당 택배요금 100~110원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 등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소속 대리점에도 단가 인상을 준수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노조에 따르면 택배회사 경쟁으로 택배요금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한 상자당 평균 택배요금은 2천229원으로 전년보다 19원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업체가 택배회사에 지불하는 택배요금은 1천730원이다. 소비자에게 택배요금 2천500원을 받으면 남는 차액은 쇼핑몰 수익으로 돌아간다.

노조 관계자는 "택배회사 출혈경쟁으로 배송 건당 수수료가 하락한 탓에 택배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의 택배요금 인상이 왜곡된 택배산업을 정상화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업계는 택배서비스 향상과 택배노동자 권익 실현을 위해 택배요금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택배요금 인상이 택배노동자 장시간 노동 해소와 처우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노조는 택배요금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는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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