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로 예정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노동계와 거제지역 시민사회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노조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매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4일 확대간부 4시간 파업에 이어 민주노총 총파업이 예정된 6일 4시간 파업을 한다. 7일 대우조선해양 서문에서 북문까지 시민들과 함께하는 촛불띠 잇기 행사를 하고, 8일 전 조합원 청와대 상경투쟁에 나선다.

지회는 이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지회를 향해 "과격한 행동을 계속하면 협상은 없다"고 경고했다. 이 회장은 "막연한 불안감 속에 비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대화에 나서 달라"고 말했다.

지회는 "대화 선행조건은 매각 철회"라고 선을 그었다. 지회는 "이동걸 회장의 대화 운운 자체가 불쾌하다"며 "일방적으로 진행하려다 결승점 부근에서 문제들이 나타나자 대화를 빙자한 설득과 협박으로 노동자들을 몰아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회는 "진심으로 대화를 원한다면 매각절차를 중단하고 당사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거제지역 정치권은 노동계 목소리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이날 오전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매각절차가 진행돼선 안 된다는 게 거제시의 분명한 입장"이라며 "노동조합과 협력사 및 기자재 종사자들, 그리고 25만 시민들의 요구와 우려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만큼 거제시가 당당히 개입하고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와 시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매각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거제를 지역구로 둔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6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남문에서 '밀실·특혜에 따른 일방적 매각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한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 해결을 위한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출범했다. 거제범시민대책위는 밀실합의와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 기자재 업체 생태계 파괴 문제를 지적하면서 8일 본계약 취소와 대우조선 독자생존을 포함한 조선산업 발전전략 수립을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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