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당 원내대표가 다시 한자리에 모였지만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지 못했다. 2월 임시국회 무산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눈앞에 다가왔다. 2000년 2월 임시국회 소집을 규정한 국회법 개정 이후 처음이다.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5당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 논의를 위해 25일 오전 국회에서 만났다. 지난 19일 첫 만남 이후 두 번째 회동이지만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실패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직후 기자들을 만나 “진행된 것이 없다”며 “더 논의해 국회가 정상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국회 정상화 전제조건으로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국정조사를 요구 중이다. 나 원내대표는 “춘래불사춘이라고 봄이 왔는데 국회에는 봄이 오지 않았다”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건 없는 국회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간 긴 설전이 이어졌다”며 “추가 논의를 이어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여야가) 그동안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자유한국당이 요구하는) 손혜원 의원 국정조사와 관련해 여당이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중재안으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청문회로 대체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도 (제안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과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련 몇 개의 청문회를 같이 여는 것으로 합의하면 응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이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정상화 논의는 27일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이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여당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라며 “국회 보이콧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3월까지 개점휴업 상황을 끌고 갈 수 없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에 지도부가 구성되면 국회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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