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노동자들이 공사 설립 24년 만에 노조를 만들었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노조(위원장 허준석)는 "지난 18일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19일 고용노동부에 설립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먹는 샘물(삼다수)과 감귤음료 개발·판매사업을 하는 제주도 출자 지방공기업이다. 1995년 설립된 뒤 줄곧 무노조 상태였다. 지난해 10월 삼다수공장에서 30대 노동자가 기계장치에 몸이 끼이는 산업재해로 숨진 사건이 노조 설립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노조 관계자는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자는 의견을 모아 가던 중 산재사고가 발생했다"며 "사고가 우리에게 닥칠 수 있으니 미리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이면서 노조설립에 속도가 났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조만간 공사와 노조사무실과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시간 부여 등을 안건으로 하는 기본협약 체결을 추진한다. 공사도 노조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알려 와 대화는 순조롭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임금·단체교섭을 올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상급단체 가입은 결정하지 않았다. 전체 직원 700여명 중 160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노조는 창립선언문에서 "공사 일원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고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겠다"며 "공사와 소통과 상생을 통해 제주도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전했다. 허준석 위원장은 "산재사망이라는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조가 앞장서 대응하고 공사 내 문제에 의견을 낼 것"이라며 "제주도민을 위한 공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