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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의 새로운 30년을 열자 ③] 노동자가 참여해야 안전해진다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2019 노동자건강권포럼 공동기획위원)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노동자건강권포럼이 22일과 23일 이틀간 서울 용산구 삼경교육센터에서 열린다. 20여개 한국 안전보건 대표단체들이 공동기획위원으로 참여했다. 우리나라 산업안전 체제는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온도계 생산공장에서 죽음을 맞은 청년노동자 문송면에서 출발했다. 그 뒤 30년이 지나는 동안 한국 사회는 얼마나 안전해졌을까. 노동자 미래는 안전할까. 포럼 주제는 이런 질문과 맞닿아 있다. 공동기획위원들이 포럼을 알리는 글 세 편을 보내왔다.<편집자>

▲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2019 노동자

건강권포럼 공동기획위원)

노동자건강권포럼은 국내 안전보건운동 영역의 최대 행사다. 연간 이뤄진 각계의 연구 성과와 활동을 모아 공유하고 나아갈 방향을 설정한다. 이런 구조 때문에 현재의 주요 쟁점을 담을 수밖에 없다. 노동자가 자신의 생명 문제를 결정하는 구조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안전을 지키는 시작이다. 직업환경의학과가 만들어진 데에는 이유가 있다. 노동자 건강을 잘 지키라는 의미다. 이주노동자도 노동자다. 이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상식이다. 판례는 법이 현실화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판례는 진화하는 것이 맞다. 포럼에서 다룰 현실의 쟁점이다.

◇참여해야 안전하다=고 김용균 노동자 사망 뒤 유족,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의 헌신적인 투쟁은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이라는 결과를 가져 왔다. 문송면·원진레이온 직업병 투쟁으로 1990년 전부개정된 후 28년 만이다. 모든 국민에게 산업안전보건법이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된 것도 보이지 않는 성과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산업재해 사망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KCC 여주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14일에는 한화 대전사업장 폭발사고로 20대 2명과 30대 1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노동자의 죽음과 투쟁으로 법·제도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한 해 2천400명이 산재로 사망하는 나라다. 왜일까? 법이라는 형식은 갖췄지만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포럼에서 노동자 참여제도 현황과 개선과제를 살펴보고 노동자가 참여해야 법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음을 공유한다. 명예산업안전감독관·산업안전보건위원회·작업중지·근골격계유해요인조사·위험성평가 등에 노동자가 제대로 참여해야 현장은 조금 더 안전해질 수 있다.

◇직업환경의학 의사도 미래 30년을 준비한다=문송면이 사망한 후인 1988년 8월3일 서울 건설회관 3층 회의실에서 34명의 전문가를 발기인으로 하는 대한산업의학회가 창립됐다. 95년부터는 대학에서 산업의학전문의를 배출해 왔다. 이후 2011년 명칭을 직업환경의학과로 변경해 현재 700여명의 전문의가 노동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직업환경의학과 의사들은 지난 30년간 노동자 건강문제와 관련해 예방·치료·보상·재활까지 전 영역으로 역할을 확장해 왔으나, 현장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역할과 기능을 수행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직업환경의학과 의사들의 지위와 권한은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합의로 주어졌기 때문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포럼에서는 산업보건 실무제도의 주요한 축인 특수건강진단·사업장보건관리·직업건강공공서비스가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살펴본다. 이에 따라 향후 활동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유입 30년, 이주노동자 안전보건 현주소=이주노동자 산재는 내국인 노동자의 6배나 된다. 내국인 산재발생률은 횡보상태이지만 그래도 경향적으로는 줄어들고 있다. 반면 이주노동자 산재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이주노동자들이 산재보험에 제대로 가입돼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더 심각한 상태라 할 것이다.

안전보건에서 이주노동자는 그야말로 을 중의 을이다. 언어장벽이 낳는 숱한 문제, 어떤 관심에서도 배제된 농업노동 등 1차 산업 종사자들은 그들이 거기에 있는지조차 아무도 모른다. 게다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안전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밑바닥에서 경제를 지탱해 주고 있으며 우리와 같은 ‘인권’을 가진다. 포럼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의 생생한 현주소를 알리고 연대 방향을 짚는다.

◇판례는 진화하는가?=매년 포럼에서 한 자리를 잡은 판례검토 세션이 올해는 지난 30년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운영된다. 구체적으로는 노동자 건강권의 법적 근거, 판례, 노동자 건강권 실태를 살펴보고 문제점과 미흡한 점을 짚어 본다. 뿐만 아니라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특히 이번에는 1천일의 농성을 통해 사회적으로 우리나라 안전보건문제를 드러냈던 반올림 사례가 소개된다. 반올림은 장외투쟁과 법정투쟁이라는 두 날개로 비상했다. 반올림 사례로 우리가 가진 제도의 한계와 개선방향을 살핀다.

한인임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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