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노조(위원장 민경신)가 부실·방만경영으로 인천강화옹진축협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고아무개 조합장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12일 오후 인천 강화대로 인천강화옹진축협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인천강화옹진축협의 총체적 위기는 조합장 책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아무개 조합장은 2016년 조합장으로 당선한 뒤 이듬해부터 외상거래를 앞세워 특정업체와 짜고 가축을 매입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축협 재산에 손실을 입혔다는 혐의를 사고 있다. 인천강화옹진축협은 지난해 축산물유통센터에서만 15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실 때문에 일반대손충당금 3억2천만원을 대손상각한 것을 감안하면 적자 규모는 18억원을 넘는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노조는 지난해 10월 인천지검에 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씨를 고발했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농협중앙회도 고 조합장의 경영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고 조합장에게 6개월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고 조합장은 재심을 청구했다. 노조는 재심에서 직무정지 기간이 절반으로 감경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민경신 위원장은 “경영부실이 여전하고 회복된 것이 없는 상태에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데도 징계가 감경됐다면 외압과 공모가 있다는 뜻”이라며 “만일 조합장 징계가 감경된다면 노조는 투쟁으로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부실·방만 경영의 몸통인 조합장 책임을 촉구하며 끝까지 연대하고 투쟁할 것”이라며 “비리 조합장에게 솜방망이 처분하는 적폐동맹의 몸통인 농협중앙회를 개혁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고 조합장은 노조가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 "담보 한도를 초과한 외상매출금 중 회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된 것은 아직 없다"며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죗값을 치르는 것이 당연하지만 일부 잘못된 정보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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