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파업에 돌입한 서울대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기계·전기분회에 따르면 기계·전기관리 노동자 130여명은 대학 행정관과 도서관 등 3개 건물 난방장치가 꺼진 상태에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8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포한 뒤, 같은날 오후 서울대측과 교섭을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서울대 시설관리분회 소속 청소·경비노동자 300여명이 추가로 파업에 동참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청소·경비·전기관리·기계관리업무를 하는 서울대 시설관리 용역노동자들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정책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 서울대에 직접고용됐다. 노사는 같은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달 1일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동자들은 직접고용되면서 절감된 중간수수료로 복지 포인트 연 40만원과 명절휴가비 40만원, 정액급식비 지급을 요구했다. 이들 중 기계·전기관리 노동자들은 시중노임단가 수준의 임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최분조 노조 부위원장은 “직접고용된 뒤 기대감이 부풀었는데 처우가 용역업체 시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실망이 크다”며 “기계·전기관리 노동자들은 직접고용된 뒤에도 용역업체 시절이던 2년 전 임금을 지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일부 건물 난방이 중단된 상태다. 노동자들은 현재 건물 기계실을 점거하고 있다. 중앙난방 시스템이 아닌 개별난방으로 운영되는 난방장치는 가동되고 있다. 최분조 부위원장은 “우리는 학생을 볼모로 파업하는 것이 아니다”며 “난방장치 가동 중단은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에게 협조를 부탁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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