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수습기간 동안 최저임금을 감액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저임금제도 개편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를 중심으로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 수습기간 도입과 최저임금 20% 감액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인 바 있다. 노동계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인종차별”이라고 반발했다.

이완영 의원이 지난 8일 발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가 입국 후 최초로 근로를 시작한 시점부터 1년 이내에는 최저임금액 30% 이내로, 근로시작 후 1년 경과 시점부터 1년 이내에는 최저임금 20% 이내로 감액할 수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노동자를 고용하는 모든 사업·사업장은 최저임금법 적용을 받지만 1년 이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수습 중에 있는 노동자에 한해 최저임금액을 감액할 수 있다. 다만 단순노무업무로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한 직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제외된다.

이 의원은 “외국인 근로자는 언어능력과 문화적응 문제로 업무습득기간이 내국인 근로자보다 오래 소요됨에도 현행 법령상 외국인 근로자 업무를 단순노무로 보고 최저임금액 전액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연이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산입 여파로 사실상 최저임금 시급 1만원 시대가 도래해 고용현장에서 한계기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헌법 11조와 이를 구체화한 근로기준법 6조(균등한 처우) 위반”이라며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비난했다. 헌법과 근로기준법은 국적·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노동조건 차별처우를 금지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에 제출한 독립보고서에서 “경제단체가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차등지급을 주장하는데 이는 국내법과 인종차별철폐협약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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