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의 파업을 보던 외부 시선이 불합리한 프레임에 갇혀 본질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고액연봉자의 파업은 나쁘다"는 식의 논리적 오류가 도출됐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송원섭 연구위원은 최근 이슈페이퍼 '파업의 경제학 : 프레임에 빠져 범하고 있는 오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KB국민은행지부는 지난달 8일 19년 만에 파업을 했다. 파업을 전후해 여러 언론이 "귀족노조 파업"이라는 비난 보도를 쏟아 냈다. 주장의 근거로 평균연봉 같은 수치가 제시됐다.

송원섭 연구위원은 "고연봉 노조의 파업이 안 되면 저연봉 노조의 파업은 괜찮은가라는 질문을 역으로 던져 보면 이 프레임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다"며 "고연봉이라는 변수로 파업은 안 된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기 위한 프레임일 뿐 파업과 연봉은 아무 상관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균연봉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운동선수들의 파업을 예로 들었다. 1994년 미국 프로야구(MLB) 선수들의 파업으로 그해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못했다. 송 연구위원은 "고연봉인데 왜 파업을 할까라는 비난보다는 '고연봉인데도 그들이 파업을 하는 이유가 뭘까'라는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한국경제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가져야 할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에서는 "국민을 볼모로 한 파업"이라는 비난도 했다. 송 연구위원은 "파업을 기본권리로 규정했다면 이로 인한 어느 정도의 불편함이 유발되는 것 자체를 비난하는 프레임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그는 통계 수치를 제시하며 "파업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1위다. 미국은 1위, 독일은 4위, 영국은 5위, 프랑스는 6위였다. 송 연구위원은 "상위권 나라들은 한결같이 한국보다 파업이 훨씬 많은 나라들"이라며 "파업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이유라는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소리인지 통계가 증명해 준다"고 밝혔다.

그는 “KB국민은행지부 파업과 같이 찬성과 반대가 첨예한 사항에 대해서는 ‘무지’보다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레임의 오류’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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